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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9)

  • 기사입력 : 2011-06-0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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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호천 생태복원사업 현장.
    산호천 생태복원사업 현장.
     


    ■ 마산 삼호천·산호천 생태 복원사업 현장 탐방

    생명이 숨쉬는 하천으로 다시 태어나길…

    박가람 초록기자(창원 합포중 1학년)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에 위치한 우리 집 주변은 요즘 화려하게 만개한 꽃길 아래로 굴착기 소리가 요란하다. 매일 학교를 오가며 유심히 봤더니 아파트 양 옆으로 흐르는 삼호천과 산호천 두 하천의 복원공사가 한창이었다. 하천 다리 난간에 ‘삼호천 생태 복원사업’이라는 플래카드가 큼직하게 걸려 있었다.

    순간 몇 년 전에 엄마와 함께 갔었던 서울의 청계천이 떠올랐다. ‘우리 동네도 서울 청계천처럼 멋진 하천이 생기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어 친구들이랑 놀 생각에 처음엔 기분이 좋았다.

    마산 교방동에서 종합운동장까지 이어진 산호천과 삼호천 이 두 하천은 무학산에서 내려오는 물에 각 동네의 더러운 생활폐수들이 유입돼 흐르는 생활하천이었다. 그래서 수질도 좋지 않고 하천 주변의 각종 쓰레기 등으로 냄새도 나고 보기에도 좋지 않아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복원사업을 해서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이 조성된다고 하니 일단은 기뻤다.

    하지만 지난주 학교에서 ‘하천 생태 복원사업’에 대한 영상물을 보고 사업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초록기자단에서 창원대학교 인근 하천을 돌면서 하천의 생태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알게 되면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하천 복원사업’이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우선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삼호천과 산호천을 자세히 조사해 보고 제대로 된 생태 복원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현장을 취재하기로 했다.



    삼호천의 경우, 현재 굴착기를 이용해 보기에 좋게 하기 위한 돌계단을 쌓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 엄청나게 큰 돌들을 무더기로 채취해 와 하천 곳곳에 두고 굴착기로 하나씩 하나씩 돌계단을 쌓고 있었다. 삼호천의 경우 다른 하천보다 하천 폭이 좁은 편이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양의 돌계단을 쌓게 된다면, 원래 하천의 폭보다 더 좁아지기 때문에 여름철 비가 많이 올 때에는 자칫 하천이 범람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시멘트를 발라 하천 벽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된다면 하천 주변과 물속, 그리고 바닥 등 하천 사이사이에 살고 있는 각종 생물들이 살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삼호천은 생태를 복원한다는 느낌보다, 마치 공사장처럼 무엇을 만든다는 느낌이 더 앞섰다.

    다음으로 가 본 곳은 산호천이다. 산호천도 복원사업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아직 복원 공사를 하지 않은 곳은 정말 하천의 폭이 넓은데, 복원사업을 하고 있는 곳은 흙과 돌로 다 덮어버려 하천의 폭이 반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삼호천과 마찬가지로 하천의 폭이 급격히 좁아져 하천의 범람 가능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흙과 돌로 하천을 다 덮어버려 생물들이 살 공간이 줄어들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은 ‘생태 복원사업’인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생물들이 살아갈 공간은 줄어들고 생태 조건도 더 나빠져서 생태 복원사업이 아니라 ‘생태 무시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수많은 하천 생물들을 희생해 가며 사람들의 편리함만을 생각한 ‘생활환경 개선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하천의 생태 복원사업은 여러 가지 좋은 점도 있다. 무엇보다 더러웠던 물이 깨끗하게 정화돼 우리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시에서는 그 깨끗한 물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더 철저히 관리하고 감독할 것이다. 또한 시각적으로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주고 여러 시설물들을 설치해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생태’ 복원이 목적이다. 많은 하천 생물들이 주인공이다. 깨끗한 물속에서 많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색깔도 이름도 고운 온갖 식물들이 다시 살아가게 도와주는 일이어야 한다. 사람들 눈에 깨끗하고 편리하게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생태 복원사업이라 할 수 없다.

    우리 사람도 많은 다른 생물들과 더불어 살아갈 때 희망이 있는 것이다. 깨끗한 환경과 편리한 시설을 갖춘 하천 주변에서 여가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하천 생물들을 되살리는 생태 복원에 중점을 두고 하천 정비사업을 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생물들이 제대로 살 수 있게 복원을 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하천 생태 복원사업’이며 우리도 함께 하천의 아름다움을 누리는 길이다.




    장수풍뎅이 애벌레.
     

    “장수풍뎅이 키우며 자연과 가까워져요”

    박선주 초록기자(창원 진전중 2학년)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 요즘 진전중학교에서는 장수풍뎅이들과 학생들의 생활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학교 옆 산 아래에 만들어진 흙구덩이에서 진전중학교 학생들이 장수풍뎅이 10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

    장수풍뎅이는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 성충 순으로 자라는 곤충이다. 애벌레의 크기에 따라 다시 1령, 2령, 3령으로 나뉘는데 알에서 애벌레로 부화한 뒤 7일 정도가 되면 1령, 15일 정도가 지나면 2령, 21일 정도가 지나면 3령이 된다. 이런 과정이 지나면 애벌레들이 직접 번데기 방을 짓고 번데기로 탈피해 보통 2주에서 3주 사이에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변태한다.



    현재 학생들이 키우는 애벌레들은 3령이고, 보통크기의 애벌레이다. 학교에서 애벌레 지킴이로 활동하는 박민준 학생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애벌레들을 어떻게 키우게 되었나요?

    -예전 초등학교 때 형의 소개로 곤충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평소 애벌레를 자주 키웠고, 올해도 애벌레들의 성장을 관찰하기 위해 키우게 되었습니다.”

    ▲애벌레를 키우면서 느낀 점이 있나요?

    -평소 쉽게 알 수 없었던 자연의 신비를 느낍니다. 장수풍뎅이가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 성충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하나부터 열까지 지켜보면서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하고, 다른 학생들에게도 애벌레 기르기를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통해서 애벌레를 키우는 것이 자연과 가까워지는 한 방법임을 알 수 있었다.

    자연과 가까워지고 싶다면 곤충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일본 반핵운동가 사와이 마사코씨가 마산YMCA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 이대로 계속해야 하는가?

    정미나 초록기자(창원 진전중 2학년)

    지난 5월 13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마산YMCA에서 일본 반핵운동가 사와이 마사코 선생님이 일본 원전사고에 관한 강연을 했다. 평소에도 일본의 상황이 어떤지, 원전사고가 왜 일어나게 됐으며,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일본의 전문가로부터 직접 듣게 되어 기대감이 컸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고 한다. 핵연료봉을 식히기 위해 바닷물을 주입하고 있지만, 물은 핵연료봉에 닿자마자 폭발적인 수증기로 변하고 이로 인해 높아진 압력을 제거하기 위해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수증기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제어봉을 벗어나 녹아 내린 핵연료는 핵분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고 한다.



    원전사고로 인한 영향은 한국에도 있을 거라고 한다. 방사성물질이 이제 한국에서도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빗방울과 관계없이 대기중을 떠다니는 방사성물질 흡입으로 인해 인체 내 피폭이 된다면 체내에 피폭되고, 대기중 방사성물질이 빗방울에 섞인다면 빗방울을 통해 식물에 흡착된다고 한다.

    안전한 환경, 안전한 먹거리를 생각한다면,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에 사고가 생기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까지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고마운 지구가 아프지 않기를!




     

    ‘꿀벌 없는 세상, 결실 없는 가을’을 읽고

    강양지 초록기자(마산여고 2학년)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수학여행으로 템플스테이를 갔다. 법당에서 체험학습을 하고 있을 때 열린 문 사이로 곤충들이 들어와 분위기를 어지럽히곤 했다. 법당에 들어온 곤충의 대부분은 벌이었다. 벌들을 피해 다닐 때 문득 ‘꿀벌 없는 세상 결실 없는 가을’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이 책은 주변 자연에 무관심했던 나를 의식적으로 만들어줬다.

    꿀벌들은 8000만년 전부터 식물에서 꿀을 채취하고 꽃가루받이를 도와왔다. 그리고 그 노력으로 꿀, 로열젤리, 프로폴리스 등을 인간에게 제공한다. 상처에 바르는 항생제 연고는 건강한 세포까지 죽이는 반면, 벌꿀은 새로 생긴 영양을 공급하며 원활한 치료에 최적인 촉촉한 환경을 조성한다. 실제로 고대문화에서는 벌꿀을 상처 치료에 사용했다. 그리고 벌꿀의 효능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자기 전에 벌꿀 2~3숟가락을 먹으면 깊고 편안한 휴식이 촉진되고 체중 감소와 장기적인 건강이 보장된다.

    이렇게 인간에게 이로운 것만을 제공하는 벌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꿀벌들이 왜 사라지고 있는 걸까?

    꿀벌의 실종에 대한 많은 가설이 있다. 지구온난화, 영양실조, 유전자 조작식품 섭취, 농약사용, 꿀벌 응애 등이다. 이 모든 것들은 가설일 뿐, 아직 누구도 제대로 된 답을 찾아내지 못했지만 이들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지는 것은 농약 사용에 의한 꿀벌의 실종이다.

    독일 B사의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인 이미다클로프리드(imidacloprid)가 있다. 이미다클로프리드에 씨앗을 담갔다가 파종을 하며 식물이 성장하면 그 속에 살충성분이 꽉 차는 것이다. 만약 그 식물을 곤충이 섭취하거나 접촉하면 미량의 이미다클로프리드가 몸속에 남아 있게 된다. 이 살충제는 근본적으로 곤충의 신경전달 물질을 공격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꿀벌의 몸속에 남아 있게 되면 미량이라 해도 큰 타격을 입는다.

    이탈리아의 국립양봉연구소에서 이미다클로프리드의 함유량에 따른 벌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이 실험에서 이미다클로프리드의 함유량에 상관없어 보이는 증상이 있었다. 벌들이 자주 풀밭에 떨어지고, 비행감각을 잃은 모습, 즉 변칙적 비행 행동을 보였다. 변칙적 비행 행동으로 집 밖에서 길을 잃거나 풀밭에 떨어진 벌들이 사라진다. 이것을 근거로 연구자들은 농약의 사용 때문에 벌들이 사라졌다고 본다.

    지난 25년 동안 벌의 종다양성이 80%나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농약살포 비행기는 저공비행을 하며 들판에 농약을 살포한다. 그럼 그 뒤에는 수백만 마리의 벌들이 죽어 있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먹이사슬의 최하층에 존재하는 식물의 번식을 도와주는 꿀벌이 사라지면 먹이사슬의 생산층이 감소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것을 기반으로 먹고사는 우리들과 동물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고 난 뒤에는 꿀벌 실종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 앞으로 주변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과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


    지난달 15일 초록기자들이 창원천을 둘러보고 있다.


    도시의 하천은 왜 곧을까?

    문윤 초록기자(양산 신주중 3학년)


    지난 5월 15일 창원사격장 앞에서 한 달 만에 초록기자들이 모였다. 오늘은 하천에 대해 알아본다고 했다.

    하천이라면 그저 물고기 살고, 물 흐르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 하천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다.

    인솔 선생님들은 우리가 평소 도시에서 보는 하천이 직선으로 곧게 흐르는데, 그것은 사람들이 인공적으로 변형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하천은 구불구불하게 흐르고 폭이 넓은데, 하천이 흐르던 땅을 도로나 집터로 이용하기 위해 하천을 바꾼다고 한다. 밑바닥은 콘크리트를 바르고 그 위에 진짜인 것처럼 흙과 돌을 붓고, 물을 펌프질해 인공 하천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천은 사람들에겐 좋아 보일지 몰라도, 어떤 면으론 피해를 주는 점도 많다. 예를 들어 우리가 본 하천은 바닥과 제방이 모두 직각의 콘크리트로 발라져 있었는데, 콘크리트가 땅을 막고 있어 빗물이 지하수로 흘러내려갈 수 없고, 개구리들은 콘크리트 제방을 넘어 산으로 갈 수 없어 살지 못하게 된다. 이런 설명을 듣고 나니, 이때까지 산에서 본 구불구불한 하천을 보고 이게 무슨 하천이냐고 비웃은 게 미안해졌다.

    다음으로 우리는 창원대학교 정문 앞에 있는 하천으로 갔다. 너럭바위들이 펼쳐져 있고, 물풀들이 나 있는데, 맑게 흐르는 물에서 할머니 한 분이 빨래를 하고 있었다. 선생님들 설명을 들어 보니, 이 너럭바위들도 원래 공사계획에서는 모두 깨뜨려 그 위에 다시 바위를 깔 예정이었는데, 환경단체들이 너럭바위를 그냥 두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설명을 듣고 난 뒤라 그런지 이 하천에 더 애착이 갔다. 선생님께서는 이 하천에서 아름다운 것 한 가지를 골라 왜 예쁜지를 관찰해보라고 했는데, 이 숙제는 너무 어려웠다. 왜냐하면 이 하천의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 하천에서 만났던 생명들의 아름다움이 내 마음에 여유를 찾아준 것 같다.

    창원대 인근의 퇴촌소류지.
     

    수질정화 한눈에 보여주는 수생식물들

    이동협  초록기자(창원 안남중 1학년)

    지난 5월 15일 창원사격장 근처에 있는 퇴촌소류지를 찾았다. 퇴촌소류지는 작은 계곡에 저수지처럼 물을 막아 놓은 것이었다. 소류지 주변에는 농사를 짓고 있어서 물에 퇴비가 섞여서 색은 탁하고 뿌옇다. 하지만 다양한 생물들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그 주변에는 애반딧불이까지 산다고 한다.

    지금까지 반딧불이는 아주 깨끗한 1급수에서만 산다고 들었는데, 그 탁한 물 근처에 반딧불이가 있다는 게 놀라웠다. 그래서 좀 자세히 살펴봤다. 물을 막아 놓은 곳 앞에는 풀들이 빽빽이 있었다. 그리고 그 풀 사이사이로 물이 흘러내려갔다. 그런데 분명 소류지의 물 색깔은 탁했는데 풀 사이로 흐르는 물은 맑고 깨끗해서 놀랄 지경이었다. 풀들을 사이에 두고 탁한 정도가 하늘과 땅 수준으로 차이가 나서 이게 정말 소류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맞나 싶었다.

    그래서 인솔선생님께 여쭤보니 풀들이 정화 작용을 한다고 설명해 줬다. 식물은 생장하면서 영양분을 필요로 하므로, 수생식물이 영양분을 먹어치우면 하천의 부영양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처음엔 그냥 하천 생태계에 대해서 보고 오려고 했는데, 이런 다른 것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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