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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하동 최초 친환경유기농 녹차 재배 인증 이수동 지리산차천지 대표

자연의 향기 담은 맑고, 맛있고, 안전한 차 만들죠

  • 기사입력 : 2011-06-2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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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리산차천지 이수동 대표가 하동군 악양면 정서리 차밭에서 찻잎을 수확하고 있다.
     

    하동의 지리산은 일찍이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대렴이 가져온 차나무의 씨앗을 왕이 심게 한 곳으로 기록돼 있다. 국내 차의 시배지인 셈이다. 산악지형으로 일교차가 크고, 토질은 화강암이 부식돼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고, 섬진강과 바로 인접해 많은 비와 안개로 인해 맛과 향이 독특한 차가 많이 생산될 수 있는 여건을 선조들이 이미 알았기 때문이리라.

    지난 24일 오후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20여분간 달려 나타난 하동군 악양면도 지리산과 인접해 차 시배지의 영향 아래 있다. 토지의 무대 ‘평사리’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은 지리산 성제봉과 칠성봉에 둘러싸인 분지로 바람의 피해가 적고 겨울에는 따뜻해 차나무 자라기가 안성맞춤이다. 때문에 이 일대에는 많은 차농들을 볼 수 있고, 특히 하동차를 국제적 위치로 올린 이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하동군 악양면 정서리에서 브랜드 ‘유기농하늘담은차’로 유명한 제다원 ‘지리산차천지’를 운영하고 있는 이수동(49)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부친의 뒤를 이어 30년간 차농사와 20년째 명차 만들기에 힘쏟고 있는 그는 ‘좋은 환경에서 자란 좋은 원재료가 있어야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일찍이 지리산 중턱에 친환경 유기농 녹차 재배와 함께 각종 유기농 발효차를 개발, 국제적으로 하동차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친환경 유기농 녹차 재배 확산= 이 대표는 지난 81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안 사정상 녹차를 재배하던 부모님의 가업을 잇는다. 벌써 30년째인 셈이다. 그는 아버지가 일군 차밭에서 생산되는 찻잎을 생엽으로 수매하지 않고 품질 좋은 차로 만들어 공급하기로 하고 1991년 ‘청학제다원’을 설립했다. 이어 1995년 ‘만인을 널리 이롭게 하는 차를 만든다’는 의미로 상호를 현재의 ‘지리산차천지’로 변경했다.

    “상호에 걸맞은 차라는 것은 자연에 가까운 차, 맑은 차, 맛있고 안전한 차를 만드는 것인데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는 농법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고심 끝에 그는 2001년부터 유기농업으로 전격 전환했다. 하동군내 2000여 차농가 중 최초로, 당시로선 그만큼 어려운 결정이었다. 유기농업을 하면 수확 감소와 노동비용 증가, 원가 상승 및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결정은 그 후 6년 만에 녹차에서 고독성농약이 검출되었다는 농약파동을 맞으면서 대부분의 차농가가 불신과 매출 급감이란 직격탄 속에서 빛을 발했다.

    “녹차재배에서 화학비료와 살충제 사용 대신 생물학적 방식으로 영양공급과 병충해를 방지하는 유기농 전환을 위해선 다수확을 위해 차나무를 빽빽하게 심는 밀식재배를 포기해야 합니다. 밀식재배는 다량의 비료와 농약을 필요로 합니다.”

    유기농업은 따라서 상당수의 차나무를 솎아주거나 과감하게 밑동까지 잘라주는 갱신과, 땅을 깊게 갈아엎고 친환경퇴비를 주어 토양을 살려내야 하고, 흙이 숨쉬는 땅, 각종 미생물이 살고 지렁이와 땅강아지가 살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과 노동력, 비용이 뒤따라야 가능한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방식의 유기질 퇴비 사용과 전정기술 체계화로 주변 차농가의 친환경농업을 확산시키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2005년에는 하동의 차농 중 처음으로 친환경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는다.

    그의 친환경 농업 고집은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직 증산에만 매달려 농약을 사용해 농사를 지으면서 농약 중독으로 고생을 한 경험이 있는 그의 부친의 영향이 컸다. 부친은 1976년 지리산에 있던 소수의 농가와 제다원이 당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차농사를 짓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3000여 평의 밭을 갈아엎었다. 대신 밭에다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재래종 차나무의 씨를 직접 구입하여 심는 실생법으로 그의 부친은 오늘의 친환경 차밭을 일구어 냈던 것이다. 



    이수동 대표가 제다실습실에서 전주의 차모임인 ‘다락회’ 회원들에게 발효차 만들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발효차 집중 개발, 우수성 인정받아= 한창 잘 나가던 녹차 소비가 2000년대 들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 이유가 다양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우리 차인들의 새로운 차에 대한 갈망과 중국의 보이차 등 다양한 종류의 수입차로 인한 우리 차시장의 잠식으로 요약된다. “중국 발효차가 우리의 차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발효차에 견줄 수 있는 우리 발효차를 만들어 내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발효차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데 녹차만 고집할 수 없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소비를 늘리는 방법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가짜가 난무하는 보이차와 구별되고 우리의 환경과 재배품종에 맞으면서 차인들의 기호에 맞는 발효차를 개발하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녹차가 발효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찻잎을 뜨거운 온도에 덖는 불발효차라면, 발효차는 온도와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해서 산화효소인 페리페놀옥시다아제가 잘 활성화되도록 해 독특한 맛과 향기를 만들어 낸 차이다. 발효차는 위조(시들리기), 유념(비비기), 발효, 건조 등의 과정으로 만들어진다.

    그는 중국의 보이차와 다른 후발효차를 만들기 위해 어릴 적 할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완전 후발효차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는 ‘잭살’ 만드는 법을 인용해 후발효가 진행될 수 있도록 발효법을 나름대로 개발해 2005년 알가차를 탄생시키게 된다. 잭살은 지리산지역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만들어 마셔 온 우리 차인데, 이곳에선 감기에 걸렸을 때 상비약으로 보관했다가 양은 주전자에 넣고 푹 끊여 마시면 나았다고 한다.

    알가차는 선조들의 잭살 제다법과 홍차 제다법를 인용해 발효차를 만든 다음 수증기로 쪄서 압력을 가해 만드는 긴압차로 떡처럼 생겼다고 병차라 부르기도 하며, 목넘김이 부드럽고 단맛이 많이 나며 여러번 우려도 맛과 향이 변하지 않는 특징을 가진 명차이다.

    알가차는 국내 차인들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인정받아 세계녹차협회 주최 ‘제2회 세계녹차콘테스트 2008’ 발효차 부문에서 금상에 이어 2009년 제3회 세계녹차콘테스트에서 최고금상, 돈차는 2010년 제4회 콘테스트의 패키지(포장 디자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알가차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발효차를 만들고 있는데 발효도에 따라 청차, 황차, 홍차가, 형태별로 돈차, 단차가 있다. 청차는 40~50% 발효시킨 차로, 녹차의 맛과 홍차의 맛을 적당히 섞어 놓은 것 같으면서도 깊은 향미를 갖고 있다. 돈차는 5년 정도 발효시킨 다음 불에다 구워서 2~3ℓ의 주전자에 물이 끓으면 돈차 1개를 넣고 20분 이상 끓여 마시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녹차와 다양한 발효차를 만들면서도 마시는 사람들의 몸을 생각해 충분히 익히고 제대로 법제해 속쓰림, 입마름현상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차를 자주 마시는 스님들에게 자문을 했단다.

    장기 보관을 위한 포장재에도 신중을 기해 습기를 막아주면서도 통풍성이 있고 온도의 변화를 줄여주는 것을 선택하는데 죽순껍질이나 볏짚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해마다 봄이 되면 온 식구와 함께 지리산의 대밭을 누비며 죽순껍질을 채취하고 있다.

    10여년간 유기농차 재배와 우리 발효차 개발에 혼신의 힘을 쏟으면서 이씨는 “제품의 품질은 목숨보다 중요하다” “찻잎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경영철학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수동 대표가 2009년 제3회 세계녹차콘테스트에서 ‘유기농하늘담은차’로 최고금상, 2010년 제4회 콘테스트의 패키지(포장 디자인) 부문 대상(돈차) 상패 옆에서 ‘알가차’를 따르고 있다.



    # 하동차 우수성 알리기 앞서=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제다원에서 차인과 소비자들에게 제다실습과 차문화 체험, 다도예절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연간 2000명의 사람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4일 이곳을 찾았을 때도 전주의 차모임인 ‘다락회(회장 오은경)’ 회원 8명이 제다실습실에서 직접 발효차 만들기 실습을 하고 있었다. 매년 일년에 한 번씩 방문한다는 이들은 “직접 내 손으로 지리산에서 녹차를 따서 차를 만들어 봐야 차의 귀중함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면서 “만든 차는 실습생들이 모두 가지고 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국 녹차 품평회와 차문화 축제, 박람회 등에 참여해 하동차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으며, 지역의 도자기업체 그리고 하동군에서 운영하는 하동차문화센터, 유명사찰, 유원지 등과 연계한 차문화 관광 코스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엔 이 같은 활동과 함께 지난 10년간 △녹차재배 친환경농업 저변 확대 △세계녹차콘테스트 참여 등 국제경쟁력 제고 등에 대한 업적을 인정받아 2011년 농식품 품질관리 정부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차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와 함께 낙후된 우리나라 발효차를 연구개발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원광디지털대 차문화경영학과에 입학한 그는 “앞으로 제다원을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꾸준히 성장시켜 세계적으로 가장 전문적이고 우수한 제다원의 초석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현재 원광디지털대학교 차문화경영학과 외래교수, 국제차문화교류협력재단 전임교수, (사)한국차문화협회 사범으로 차문화에 대한 특강을 통해 하동차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글=이명용기자 mylee@knnews.co.kr

    사진=전강용기자 j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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