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의 향기- 맛 그리고...] (11)- 의령 망개떡
어릴 적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책 보따리를 청마루에 내동댕이 치고 동
무들과 뒷동산에 올라 찔레순이며 빠알간 망개 열매, 오디를 따 먹던 추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으리라.
특히 40대 이후의 세대라면 입가는 물론이고 웃옷에 오디의 보랏빛 물과
함께 풀물을 들여 꾀죄죄한 모습으로 엄마한테 혼...2002-06-10 00:00:00
- [문화의 향기II ]맛, 그리고...(9) 진주비빔밥 송장도 벌떡 일어난다는 일손 바쁜 모내기철,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들은
큰 양푼 그릇에 콩나물무침 무나물무침 오이무침 가릴 것 없이 뒤섞어 몇
숟가락 떠서 속에 넣고는 곧장 무논으로 들어갔다. 할 일은 많은데, 느긋하
게 이 반찬 저 반찬 집어 먹을 처지가 못되었다.
일꾼들 참 장만하랴 밭일하랴 손...2002-05-20 00:00:00
- [문화의 향기-맛, 그리고] (8) 옻닭 「함양 옻닭」이란 이름만 믿고 함양으로 향했다.
함양 아닌 곳에 자리잡고 있는 「함양옻닭」집만 해도 수백 곳은 족히 될
정도로 유명한 음식이니, 본고장을 찾아가면 옻나무고 옻닭이고 지천으로
널려있겠다는 막연한 기대로 나선 셈이다.
아니나 다를까 칠선계곡으로 유명한 함양의 서쪽끝 마천면에 가까...2002-05-14 00:00:00
- [문화의 향기- 맛 그리고...] 10- 충무김밥 통영의 중앙시장 입구와 통영항을 끼고 있는 항남동에는 「충무김밥」집
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간판들을 보면 「할매」 「60년」 「3대」
「전통」 등의 문구가 끼지 않은 곳이 없다.
이로 미루어 보건대 「충무김밥」은 60여년 전 몇몇 할머니들이 처음 시
작한 것을 꾸준한 명맥으로 이어온 것임을...2002-05-27 00:00:00
- [문화의 향기 II] 맛, 그리고... - 아구찜(6) 마산 오동동 한 아구찜 식당에 나들이 차림의 가족이 들어섰다.
메뉴판을 받아든 중년 여성이 서울 말씨로 『건아구가 뭐야? 생아구 주세
요』했다. 그러자 그 옆 테이블서 한참 아구찜을 먹고 있던 중년의 남자가
서울 말씨로 『마산에 아구찜 먹으러 왔으면 건아구를 먹어봐야죠』하고 주
문을 거들었다. ...2002-04-08 00:00:00
- [문화의 향기II] 맛, 그리고...(5) - 멸치회 『어이~야, 어이~야.』
하동과 남해를 잇는 남해대교를 뒤로 한 채 자동차로 30여분간을 달리다
보면 섬 끝단인 미조면 미조리에 닿는다. 예부터 풍부한 해산물로 어항으로
서의 명성을 날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특히 이맘때면 여느 어촌마을에
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멸치털이. ...2002-04-01 00:00:00
- 문화의 향기-맛 그리고 ...(7) 전복죽 문화의 향기, 맛 그리고...(7) 전복죽유리알같이 맑은 남해 남면200여년 전복 산지녹두빛 구수한 맛 "캬~"봄이 따스하게 내려앉은 길목, 산비탈의 100층 다랑논이 만들어내는 나선형 곡선과 다도해의 수평선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남해 남면 가천마을. 바다로 내달리는 급경사지에 50여 가구가 몰려 산다. 산비탈은 ...2002-04-29 00:00:00
- [문화의 향기II] 맛, 그리고...(4) - 대롱밥 대숲(竹林) 깊숙이 들어가 본 적이 있는 지 모르겠다. 밖에서 보면 대도 가냘프고 키도 고만고만한 나무들이 둘러쳐 있어 평범한 나무숲에 지나지 않아 보이던 것이, 안쪽으로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줄기가 어른 남자 팔뚝보다 굵어지고 키도 몇길 높이에 이른다. 빽빽히 들어찬 키 큰 나무들 덕에 햇볕은 땅까지 내...2002-03-25 00:00:00
- [문화의 향기 II] 맛, 그리고... - 재첩국(3) 섬진강 포구 80리 굽이굽이 마다에 봄이 눈부시다. 이맘 때를 시작으로 매화, 복사꽃과 벚꽃, 길가 과수밭에 심어놓은 배꽃이 새하얀 봄을 터트리니 여름이 올 때까지 섬진강에는 봄이 끊임없다. 비내리는 포구, 물안개 피는 섬진강에도 이제 막 연푸른빛을 띠기 시작한 강언덕의 수양버들에 실려 강변 가득 봄기운이 ...2002-03-18 00:00:00
- [문화의 향기II]맛, 그리고... 백합죽 (2) 대낮인데도 삼천포 어시장은 어둡다. 어둠을 코웃음치며 이겨내기에 충분한 촉수 높은 백열등 행렬.그 불빛 아래 놓인 좌판과 플라스틱 물통 안에서 춤추듯 퍼덕대는 활어들. 어시장 좁은 골목마다 장사치 아낙들은 서로 자기네 것이 좋다는 주문을 손님들에게 걸어오고 그 넘쳐나는 소리에 극성스런 손짓도 장단을 맞...2002-03-11 00:00:00
- [문화의 향기II]맛, 그리고... 어탕국수 춘천이라면 막국수를, 전주라면 비빔밥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이름이 잘알려지지 않았던 안흥도 진빵 덕에 유명세(?)를 타고 있지 않은가.물론 우리 땅 어느 시골 읍내에 가더라도 평양냉면을 메뉴로 내건 냉면집을 볼 수 있듯, 각 지방의 고유한 음식일지라도 곧 경계를 뛰어넘어 보편성을 얻게 된다. 하지만 ...2002-03-04 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