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의 고인돌- 배원진(창원문화원장)
창원에서 손꼽히는 번화가인 상남동의 고인돌 사거리에는 다양한 가게가 밀집되어 있고, 연일 수많은 인파들이 밤낮으로 몰려드는 장소다.
그런데 거리의 이름이 심상치가 않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이곳에 청동기시대 고인돌이라니. 고인돌은 청동기시대 무덤인데 왜 이렇게 이름 지었나 의문이 들 것이다.
우리는 역사교육과 각종 매체를 통해 고인돌이 청동기시대 무덤이고 커다란 바위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정도는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고인돌을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는데 이는 청동기시대와 2...2018-09-14 07:00:00
아동학대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박미경(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장)
우리나라 아동학대 발생 장소 중 가장 빈도수가 높은 곳은 가정이다. 그렇기에 아동학대 가해자 또한 대부분이 바로 부모이다. 가장 안전한 환경이 되고, 가장 포근한 공간이어야 할 가정이 아동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고 있는 셈이다.
소중한 생명들이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의 학대로 신음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 어른들의 무심함과 비겁함에 통탄을 느낀다. 특히 가정은 공개된 장소가 아니어서 대다수의 사건들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2018-09-13 07:00:00
벌초 길에 이순신 정신을 가슴에 품다- 정동영(경남도의원)
추석을 앞둔 매년 이맘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이용하여 벌초하러 가지만, 필자는 배를 타고 섬으로 벌초하러 간다.
우리 집안 선산이 통영에서 약 15㎞ 떨어진 망망대해 한산면 매죽리 죽도 산야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번 섬으로 벌초 갈 때마다 꼭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다. 과연 섬으로 가는 배는 잘 운항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된다. 이를 확인하지 않고 여객터미널에 나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육지에서 섬으로 운항하는 여객선사들은 수지타산...2018-09-12 07:00:00
가을, 샛강 소묘(素描)- 차재문(함안 연강산업(주) 대표)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땀 흘린 농부에게 마음을 적시려고 가을 논의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몇 년 전, 함안 성산산성 발굴 과정 중 연못에서 700여 년 동안 잠들고 있던 연 씨가 제 몸을 깨뜨려 발아한 연꽃을, 함안박물관 앞 논 저수지에서 보았을 때 그 충격과 놀라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 연꽃은 분홍색과 연자주색의 모양을 모두 가진, 어릴 적 마을 앞 샛강에서 보았던 바로 그 연꽃으로 둥글고 넓은 잎에는 꽃자루의 가시돌기가 선명했다.
나는 마을 앞엔 샛강이 흐르고 대평원처럼 넓...2018-09-11 07:00:00
10년 전 숭례문 화재를 떠올렸다- 안홍욱(창녕군의원)
지난 2일 저녁 리우데자네이루의 퀸타 다 보아 비스타 공원 내부에 위치한 브라질 국립박물관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했다. 약 2000만 점의 유물 중 90% 정도가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며, 박물관을 대표해 온 1만2000년 전의 여성 두개골이자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유골도 소실됐다고 한다. 루지아로 이름 붙여진 이 두개골은 인류의 이주와 정착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로 여겨졌으나 이번 화재로 소실돼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브라질의 역사 일부가 사라졌다. 하룻밤 사이의 화재로 200년 역사의 국립박물관...2018-09-10 07:00:00
문화원의 역할- 배원진(창원문화원장)
문화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문화원은 지역문화의 개발, 연구, 조사 및 문화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있는 특수법인이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산하에 전국 231개 문화원을 두고 있다.
창원은 과거 전형적인 농촌지역에서 창원공단 개발과 배후 신도시 조성으로 도시화가 급속 진행돼 전국 각지에서 유입된 인구 증가로 정주의식과 애향심이 부족했다. 이에 향토사랑과 지역문화 및 역사관을 심어주고 창원시민으로서 정체성 확립을 위해 창원문화원이 1987년 설립되었다. 2012년 3월 전국 최...2018-09-07 07:00:00
소중한 우리 아이들을 지켜줍시다- 박미경(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장)
올 들어 경기 동두천의 한 어린이집 차 안 뒷좌석에서 4세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동은 미처 차에서 내리지 못해 폭염이 지속되는 날씨 속에 7시간이나 차량에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어린아이를 차량에 방치해 사망한 사고는 우리 지역인 의령에서도 발생했다. 당시에 3세 아동이 외조부 부주의로 차량에 방치됐다가 안타깝게 사망한 사건이었다.
해마다 발생하는 이 같은 사고는 대부분 운전자 등 어른들의 부주의로 발생된 일들이다.
최근 잇따른 통학차량 아동 방치 사망사고 이후 전국 지자체...2018-09-06 07:00:00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억들- 정동영(경남도의원)
시작이라는 단어는 나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새로운 시작은 희망과 기대 그리고 두려움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오늘이 바로 초등학교가 여름방학을 끝내고 2학기 수업을 새로 시작하는 첫날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통영시 관내 죽림초등학교 앞 건널목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방학을 제외하고 매일같이 교통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란 정말 쉽고도 어려운 것 같다. 특히 교통봉사는 매일 아침 빠짐없이 그 자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시작할 때보다 그만둘 때가 더 어렵다. 몇 개월 하다가 그만두면 그것도 못하...2018-09-05 07:00:00
갈등은 존중의 첫걸음이다- 차재문(함안 연강산업(주) 대표)
갈등은 한자가 가지는 표의문자로서의 고립적인 것을 내포하고 있지만 그 문자에 수반한 여백미의 심미적 특성을 살린다면 골이 깊은 인간관계와 사회적 난제들을 명료하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갈등은, 칡 갈(葛), 등나무 등(藤)에서 따온 글자이다.
주말 나들이로 둘레길을 걷다 보면 종종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간 키 큰 소나무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칡과 등나무가 소나무에서 서로 얽히고설킨 모습에서 갈등을 말하지만 엄밀하게 보면 햇볕을 받고 영역을 보존하려는 자연 생태계...2018-09-04 07:00:00
또 한 번의 혈육 이별- 안홍욱(창녕군의원)
지난 8월 20일과 24일, 2박3일 일정으로 두 차례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있었다. 이는 지난 4월 27일의 판문점 선언 합의 내용을 이행코자 하는 것으로, 1985년 시작된 이후로 21번째이자 2015년 10월에 있었던 제20차 이후로 2년 10개월 만의 일이다. 특히 2차 방문 때는 태풍 솔릭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금강산으로 향했으며, 남북은 비상연락 채널을 통해 긴급상황에 대비했다고 한다.
70여 년 동안 한시도 잊은 적 없었던 가족에 대한 그...2018-09-03 07:00:00
무대 뒤에 박수를- 진은주(극단 큰들 기획실장)
우리는 마당극을 공연하는 극단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1년에 100회 정도 공연을 하는데 비교적 순탄한 공연이 있는가 하면, 농담 삼아 ‘극한직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힘든 공연도 있다.
그래도 관객들이 보내주는 박수를 받으면 준비과정에 힘들었던 것들이 다 잊히기도 한다. 정말 배우는 관객의 박수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맞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 박수가 오로지 무대 위 배우들만의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공연 하나를 무대에 올리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손이 필요하다.
우리 극단은 배우들이 여...2018-08-31 07:00:00
촉석루 9월 필진
9월 한 달간 촉석루 칼럼을 집필할 5명의 필진이 구성됐습니다.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필자들은 다양한 글감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갈 것입니다.
변치 않는 애독 바랍니다.
(이하 게재순)
▲안홍욱 창녕군의원 ▲차재문 함안 연강산업 대표 ▲정동영 경남도의원 ▲박미경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배원진 창원문화원장 2018-08-31 07:00:00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정규식(경남대 대학원 도시재생학과 교수)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맞이하는 계절의 섭리는 어김이 없다. 우리네 인생 여정에도 피할 수 없는 끝자락의 삶이 있다. 우리는 삶이 끝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살아갈 날이 무한정 남아 있는 것처럼 잊고 살기도 한다.
인간은 자신이 필연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는 유일한 종(種)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이 우리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이것을 ‘상실 예감’이라고 했다. 상실의 불안은 피해 갈 수는 없는 일, 우리는 ...2018-08-30 07:00:00
박물관에서 전시 바라보기- 성재정(밀양 미리벌민속박물관장)
박물관의 업무영역은 전시, 유물, 교육, 마케팅 등 다양하며, 그 안에서도 세분된다. 특히 전시의 경우, 관람객들에게 문화의 이해와 전달이라는 박물관 고유의 목적을 달성하고 박물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전시는 박물관 종사자들 사이에서 일명 ‘박물관 업무의 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전시는 일반적으로 ‘상설 전시’와 ‘특별기획전시’로 나뉜다. 상설전시를 쉽게 말하면, 전시 유물과 전시 환경 등의 큰 변화 없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전시 유형을 말하는데, 전시 ...2018-08-29 07:00:00
주차금지 표지판 밑에 주차허용이라니- 주철우(창원시의원)
이번 휴가는 등잔 밑이 어둡다고, 내가 죽 자란 서울로 갔다. 어디가 어딘지 도통 모를 정도로 변모한 터라 맘먹고 며칠 서울 거리를 구경한다.
그런데 직업병이 따로 없다. 길을 걸어가다 보니 주변 풍광보다 ‘주차금지’ 표지판 바로 아래, ‘주차 허용 점심시간 12:00~14:00’란 교통표지판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뭐가 이런 모순이 다 있나 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원칙으로는 그 길이 제법 큰길이라 주차가 금지지만 예외적으로 시간과 구간을 정해 주차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아는 동료 의원과 얘길 나눠 보니 부...2018-08-28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