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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빙모님의 100세 생신과 장수의 비결- 박동환(한국전례원 명예교수)

  • 기사입력 : 2011-09-2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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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10월 8일은 장모님의 100세 생신날이다. 필자가 83세이니 남들은 무슨 경쟁이라도 하느냐는 듯 놀라기 십상이다. 설, 추석 명절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자식 4형제와 함께 뵈러 가기 어언 30년이다. 올 추석에도 다름없이 외손자 넷은 우리 내외와 함께 찾아뵀다.

    마음 탓인지 몰라도 혈색도 좋으시고, 주름살도 없었다. 슬하에 4남 2녀를 두셨는데, 장녀가 우리 집사람, 둘째가 전 부산교위관리국장 이윤두, 셋째가 처제 종옥이고 넷째가 규두이며 다섯째가 경제학박사 관두, 막내가 부산항만청 사무관을 끝으로 재취업해 신망리에 뛰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길 “오래 사는 것은 좋으나, 잘못되어 ‘가슴 아픈 일’이라도 당하면 그럴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빙모님께선 친장손이 부산 영도에서 의사 생활을 하고 있고 외증장손도 충남대 부속병원에서 뛰고 있다. 다른 손자 하나도 경북대 의대 교수다. 그 아버지인 다섯째도 경제학 교수(박사)다. 외증종손자는 경북대 공대에서 19년째 근무하고 있다. 막내 외증손자도 박사다. 자랑이 됐기에 이만 각설하자.

    우리나라는 지금 아니 2000년대부터 고령사회와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장수라 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면에서 세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자고 나면 들려오는 교통사고 얘기는 부정적이다. 자동차를 ‘거리의 흉기’라고까지 하니 조심할 일이다. 그것만 줄이더라도 훨씬 평균수명이 연장될 것이다.

    어느 날 모 업체에 건강과 수명을 재는 저울이 있다고 해서 80세인 서예가와 함께 갔었다. 몇 가지 소정의 요건을 입력하고 올라서니 바로 80세가 나왔다. 이어 필자가 입력을 하고 올라서니 75세로 나타났다. 신기하다 싶다. 실은 약 먹어 본 적도 없다. 병원도 모르고 83세가 되었다. 필자는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다. 수십 차례의 사선을 넘었다. 언제 죽어도 한이 없다. ‘그때 나는 이미 죽은 사람, 지금, 그 후의 나는 덤으로 사는 삶이다’ 하는 마음이 있다.

    미국 갔을 때 써 붙여져 있던 ‘릴렉스 앤 노 스모킹(Rerax & No Smoking)’이 떠오른다. 왜 우리나라에는 Relax가 빠져 있을까. 여유, 감사, 봉사 그리고 베풂과 고마움이 넘칠 때 고통도 병도 암도 치유된다던데…. Relax Relax and Relax 그리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하라고 당부한다. 혼자 가면 빨라 가나, 둘이 가면 멀리 가고 즐겁다.

    장수에 필요한 또 한 가지가 있다. 바로 행복한 결혼생활이다. 이런 말도 있다. “전쟁터에 나갈 땐 한 번 기도하고, 먼 항해를 떠날 땐 두 번 기도하며, 결혼할 땐 세 번 기도하라.’ 보통 일반 사람들은 “뭣 별 소리! 결혼할 때 무슨!” 할 수도 있다. 퇴직 후 19년 동안 이천 기백번의 주례를 보고 있다. 그때 가장 많이 당부하는 말이 화이부동(和而不同)이요 동이불화(同而不和)이다. 부부간에 화애롭게 잘 지내되 똑같지 말라. 남자와 여자의 특성이 있고 개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부간에 잘 못 지내는 사람이 가장 못난 사람이요, 가장 불행한 사람이며 부부간에 잘 지내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요, 잘난 사람이 십상이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다. 그만치 조신 조심해야 하고, 쉽고도 어려운 것이 결혼이라는 것을 당부하고 일깨워 준다.

    휴식과 행복한 결혼생활도 초고령사회에서 행복하게 100세를 사는 길이다.

    박동환(한국전례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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