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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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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중소기업이 살 수 있는 길- 오승한(태림산업(주)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11-11-1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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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있는 한·미 FTA, “과연 어느 정도의 실리를 가져올 수 있을까”라고 기업체나 자영업자 등 모든 국민이 한 번쯤은 생각했을 것이다.

    관세의 경우 국가 간의 무역에서 자국보호 수단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의 하나다. 제조업의 경우 제품단가를 좌지우지하며, 이로 인해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고 오히려 경쟁력이 생길 수도 있다.

    자동차부품은 중국,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의 추격으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원자재 가격 급등, 인건비 상승 등으로 국내의 중소 자동차부품 업계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어떻게 보면 FTA는 약화된 가격경쟁력을 복원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현재 중국 제품은 가격은 저렴하나 품질은 떨어지고, 한국 제품은 품질은 우수하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수출 제품의 관세가 없어진다면 최종 납품가격이 중국,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 제품과 동등한 수준이 되기 때문에 품질이 우수한 우리나라 제품이 확실한 경쟁우위를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FTA 체결은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기반인 중소 제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즉 소비자의 구매단가 인하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진출했던 해외 생산기지를 조금씩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한국의 중소 제조업체는 브릭스(BRICs) 등 대형 개발도상국과 기존 선진국 사이에서 경쟁력을 잃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 7월 1일부로 발효된 한·EU FTA로 인해 저희 회사는 약 4800만유로의 오더를 받았다. 저희 회사 제품은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 오더의 이면에는 유럽 고객 측에서 한·EU FTA로 인해 기존 관세 3.5%가 즉시 철폐되면서 약 170만유로의 추가 이익이 발생돼 오더를 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 한다.

    또한 한·미 FTA가 체결되면 현재의 1000만달러 수준의 대미 수출이 25% 이상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미국의 주요 자동차 글로벌 부품업체로부터 다수의 견적의뢰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면세라고 하면 일단 관심을 가진다. 해외 출국자들에게 공항 면세점이 인기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바이어는 한국 제품이 무관세라고 하면 한 번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반면 농수산식품 등의 경우 순간적으로 값싼 외국산 제품들이 들어오게 되어 가격 경쟁력을 잃을 것 같은 생각이 들겠지만, 실제 해외에 나가 보면 우리 농수산식품만큼 인기가 있는 것도 없다. 장기적으로는 수출확대의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농수산물이 중국이나 기타 국가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수입되어 우리 식탁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나의 예시에 불과할지 모르고 일부 산업의 피해가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분들에 대한 대책도 중요하다.

    그러나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로서, 수출이 잘 되어야 내수시장도 살아난다고 본다. 자연히 고용도 증가되어 실업률도 낮아질 것이다.

    지금도 대기업들은 전자부품이나 자동자부품 등을 생산비가 저렴한 중국이나 인도 등으로부터 많은 양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와 더불어 생산기지를 생산비가 저렴한 중국, 인도 등으로 지속적으로 옮겨 가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기업의 기본 목적이 이윤추구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많은 물량을 수입하고 생산기지가 이전될 것으로 보이며, 그만큼 중소기업의 일감이 줄어들 것이다. 수출은 중소기업이 살 수 있는 유일하게 남은 길이며, 이 또한 힘들어진다면 한국에서는 더 이상 중소기업이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이다.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모든 중소기업의 절박한 심정과 절실한 마음을 국익이라는 큰 틀에서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오승한(태림산업(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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