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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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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이제 소통경영은 선택 아닌 필수- 박평구(LG전자 창원경영지원담당 상무)

  • 기사입력 : 2012-03-1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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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시대를 넘어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채팅, 미니홈피, 메신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의사소통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는 듯 기업들도 소통경영에 나서고 있다. ‘소통을 통해 일할 맛 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거나 올해의 키워드를 ‘소통’으로 잡는 등 소통경영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LG전자 구본준 CEO도 최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의 소통이 단절되면 최고경영자의 그릇된 의사결정이 논의도 없이 추진되어 결국 기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양방향 의사소통과 의견교환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조선시대에는 왕의 소통을 담당하는 삼사라는 기구가 있었다. 삼사는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헌부는 관리의 비리를 적발하는 곳이지만 사간원과 홍문관은 왕에게 정책 제안을 하거나 토론과 비판을 하는 곳이다. 왕의 권한이 절대적인 시대였지만 왕의 명령에 대해 이를 논의하여 부당한 것일 때는 철회하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전제군주 시대에도 이러한 소통 기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반면 폭군으로 악명 높은 조선 10대 왕 연산군이 사간원과 홍문관을 폐지한 것을 보면 소통하지 않으려는 최고 권력자의 폐해가 얼마나 크며, 그 말로가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최고 권력자나 최고 경영자의 자리는 자칫 조직 속의 섬이나 고독한 군주로 남기 쉽다. 이런 리더는 위험한 투자결정을 독단적으로 진행하거나 독불장군식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독단적이라는 것은 남과 상의하지 않고 결정한다는 의미에서 소통의 부재를 뜻하기도 하고, 객관적인 자료 없이 주관에만 의존하여 판단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만큼 결정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마케팅 성공 사례만큼이나 실패 사례로부터 배우자는 책들이 많다. 그중 실패한 CEO에 대한 분석은 소통의 부재가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패한 CEO들은 모든 답을 자신이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신의 추종자만 인정하고, 과거의 성공 방식에 집착한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오만함과 비판을 인정하지 않는 자세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하면 소통을 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러버메이드(Rubbermaid)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는 고무를 소재로 가정용품을 만드는 세계적인 회사다. 3M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회사로 유명하다. 이 회사의 CEO 볼프강 슈미트(Wolfgang Schmitt)는 어려운 문제라도 척척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단한 능력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런 능력 탓에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인수 건에 대해서도 주위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밀어붙이곤 했다.

    결국 러버메이드사는 경영위기에 봉착하게 되고, 수년 후 사무·생활용품을 제조하는 뉴웰(Newell)에 인수되고 만다. 탁월한 한 사람의 능력만으로 감당하기에 시장의 경쟁 상황은 너무도 치열하고, 결과는 예측하기 힘든 것이었다. ‘내 의견을 관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리더는 다른 의견을 막고, 그 조직은 리더가 바른 결정을 내리기 바라는 것 이외 다른 안전장치를 가질 수 없게 된다.

    소통(疏通)의 뜻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한다는 것이기도 하고,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소통경영은 경영진의 정책이나 비전을 전 구성원에게 왜곡 없이 두루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중요하기도 하고, 구성원들의 지혜와 정보가 한데 모여 조직의 의사결정이 올바르게 이뤄지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변화가 빠른 만큼 어떤 기회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예측하기 힘든 글로벌 경쟁의 시대, 소통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박평구(LG전자 창원경영지원담당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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