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경제인칼럼] 아르키메데스의 거울이 주는 교훈- 장덕복(중소기업진흥공단 남부권본부장)

  • 기사입력 : 2012-07-02 01:00:00
  •   



  • 그리스로 시작된 유럽발 재정위기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확대되는 가운데 수출로 지탱하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 또한 심상치가 않다. 또한 경기침체로 인한 중소기업 체감경기 악화 관련 기사가 연일 신문 지면을 차지하고 있어 가히 어느때보다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중소기업인들의 마음을 필자는 공감하고 있다.

    이렇게 경남 중소기업인들이 회사를 운영하기가 정말로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는 작금, 회사 운영에 있어서 외부의 영향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도 이러한 거친 환경을 극복하는 데에는 회사 내부의 결속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고대인들의 지혜인 ‘아르키메데스의 거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로마전쟁사 이야기 중 하나인 제2차 포에니 전쟁(B.C. 218~202) 때의 일이다. 당시 지중해의 주도권을 두고 로마와 카르타고가 벌인 전쟁으로서 시라쿠사라는 작은 도시국가는 카르타고의 편을 들게 되어 로마군의 공격을 받게 됐다. 로마군의 수많은 배가 시라쿠사를 포위하게 됐고 절망에 빠진 시라쿠사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있었을 때, 시라쿠사 출신의 철학자이며 과학자였던 아르키메데스는 군사들에게 거울을 나누어 주고 로마군대의 배에 비추라고 했다. 시라쿠사군은 합심하여 거울로 햇빛을 반사하여 로마군의 배에 집중시켜 배를 불태우고 전쟁에서 승리한 내용이다.

    이 일화에서 주는 시사점은 보는 시각이나 관점에 따라 다양하리라 생각한다. 시라쿠사군 중 일부는 관행대로 칼이나 활로 싸우자는 의견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 많은 무기들 중에서 거울을 선택한 지휘자의 지혜와 그 결정을 믿고 따라준 시라쿠사군의 단합심이 더 두드러져 보였다는 사실이다. 시라쿠사 국민의 목표는 구국(救國)이고, 지도자의 전략은 거울이며, 시라쿠사 군사들의 행동지침은 합심(合心)이었다.

    한때 컴퓨터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리고, 휴대폰시장에서 존재조차 없었던 애플의 경우, 특별하고 창의적인 제품인 아이폰으로 세계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뒤집어 놓았다. 아르키메데스가 거울로 적군의 배를 불태우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제시했듯이, 지금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는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아이폰을 들고 관중들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했을 때 아무도 그 아이폰이 세계 휴대폰 시장을 뒤흔들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애플 내 일부 직원들조차도 스티브 잡스의 신제품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 그렇지만 결국 애플 임직원들은 해내고야 말았다. 소속 구성원들이 일심동체가 되어 스티브 잡스의 아이디어와 비전을 믿고 따라 주었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변화무쌍한 국내외 경제 환경에서 대기업과 달리 마케팅, 자금 등 대부분이 열세인 중소기업은 더욱 어렵고 힘든 것이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까, 판로를 개척할 수 있을까, 자금을 어떻게 조달해야 하는가 등 끝도 없는 문제로 인해 잠을 뒤척이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경영인들은 남이 가지고 있지 않은 순수한 열정과 도전정신을 갖고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열정적으로 회사에 젊음을 바쳤을 때를 상기해보는 것도 희망과 용기를 다시 얻는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여기에 ‘아르키메데스의 거울’이 주는 일화처럼 임직원이 같은 배에 탔다는 공동의식을 갖고 회사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며, 그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행동지침을 공유하고 일사불란하게 행동한다면, 그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위기 뒤에는 기회가 온다. 모진 추위 뒤에는 반드시 따뜻한 봄이 오고, 휘몰아치는 여울 아래에는 반드시 깊은 못이 있듯이.

    장덕복(중소기업진흥공단 남부권본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