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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부마항쟁특별법 조속히 제정해야 (하) 특별법으로 피해자 아픔 치료하자

국가가 나서 진실 밝히고 피해자 ‘33년 상처’ 씻어야
이달 광주 ‘5·18트라우마센터’ 설립
제주선 ‘4·3 피해자 치료센터’ 논의

  • 기사입력 : 2012-10-1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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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년 제정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기본법’에 따라 2010년 7월 부마민주항쟁의 진실이 공식 발표됐다. 진실화해위는 4개월의 짧은 기간과 2명의 조사관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공식적인 사망자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단체 조사에서는 3명이 숨지고 이 중 1명의 신원도 지난해 9월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부마항쟁 당시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선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피해자 치료대책 필요= 1979년 10월. 옛 마산과 부산에서 벌어진 부마항쟁으로 숱한 사람들이 폭력과 고문을 당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진실은 여전히 역사 속에 기록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부마항쟁 특별법으로 정확한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도 수반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앞장서 부마항쟁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해결할 대책을 마련하고 과거사 청산에 한 발짝 다가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광주와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고문 피해자, 유족 등을 대상으로 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트라우마·Trauma) 치료는 주목할 부분이다.

    광주광역시에선 5·18 민주화 운동의 피해자, 유족 등의 정신적 치료를 위한 트라우마센터가 올해 10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센터는 개인, 집단, 가족 상담과 예술 치료 등을 통해 5·18 피해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치료를 한다.

    제주도도 ‘제주4·3트라우마센터’ 건립 논의가 진행 중이다.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4·3희생자와 유족 등을 위한 트라우마센터 건립 등을 내용으로 한 ‘제주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 법률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석호 정신과 전문의는 “고문으로 인한 트라우마는 다른 어떤 사고보다 충격이 커 시간이 지나도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며 “국가로부터 야만적인 폭력과 죽음의 고통을 겪은 뒤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을 지내온 부마피해자들에게도 트라우마 센터 같은 치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의 싸늘한 시선= “부마항쟁 조형물 하나 창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이 부마항쟁기념사업회의 현주소입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 청소년공원에 설치돼 있는 ‘부마항쟁 상징 조형물’을 마산합포구 창동으로 이전 설치하는 도로점용 허가를 마산합포구청이 취소하자 기념사업회 관계자가 한 말이다.

    부마항쟁을 상징하는 ‘부마항쟁 조형물’은 마산합포구 해운동 청소년공원에 설치돼 있다. 이곳은 마산만매립지로 부마항쟁과는 상관이 없는 곳이다. 조형물은 지난 2000년 마산합포구 창동 옛 한국은행 자리에 설치하려고 했다. 하지만 시민에게 불편을 준다는 등의 이유로 부마항쟁과 관계없는 현재 장소에 설치됐다.

    기념사업회는 부마항쟁이 지역사회에서 홀대받는 이유로 정치적인 문제에서 찾고 있다.

    부마항쟁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영애 역할을 수행했고, 대선을 앞둔 박 후보에게 영향을 줄까 지역 국회의원, 지자체 등이 부마항쟁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게 기념사업회의 설명이다.

    우무석 부마항쟁기념사업회 부회장은 “부마항쟁 조형물 이전 과정에서 정무적인 판단을 하게 하는 일부 지역사회 지도층은 반성해야 한다”며 “박 후보가 부마항쟁과 관련, 전향적인 자세를 취한 만큼 이후 특별법 제정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 제정 시급= 지난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과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부마항쟁진상규명과 관련자 명예회복 예우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각각 발의했지만 그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1990년 5·18보상법을 제정,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보상을 시작했다. 5·18보상법은 5·18과 관련해 사망, 행방불명 등의 피해를 당한 희생자나 유족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고 보상을 통해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현재는 6차 보상이 진행 중으로 지금까지 5330명이 보상을 받았고 총 보상액은 2356억3500만 원에 달한다.

    부마민주항쟁은 유신체제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게 한 첫 민주항쟁이다. 유신의 긴 사슬을 끊었음에도 사람들의 뇌리와 정부로부터는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5일 창원시 마산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경남도당 대통령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부마항쟁과 관련,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고 피해를 입은 분들과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밝혀 향후 특별법 제정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성기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은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는다면 부마항쟁 진상조사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부마항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안 하는 것은 역사 앞에 부끄러운 짓이다”고 말했다.

    배영진 기자 by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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