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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야생동물 위한 조상들의 배려

김다영 초록기자(함안고 2학년)

  • 기사입력 : 2012-11-0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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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다영 초록기자


    가을입니다. 나뭇가지 끝에 몇 개 남아 있는 과일들을 보면서 혹시나 따다가 힘들어 놔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시지는 않으셨나요.

    사실 그것은 까치 같은 날짐승들이 추운 겨울 먹이를 구하기 어려울 때 먹으라고 따지 않고 남겨두는 과일입니다. 이렇게 옛날 사람들은 어렵게 살아왔고, 배고픈 경험을 했기에 겨울이 오면 고달파지는 작은 날짐승들의 배고픔을 무시하지 않고, 작게나마 나누려고 배려한 것입니다.

    옛사람들의 정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모든 곡식이 여무는 수확의 계절, 논에서는 수확할 때만큼은 곡식을 쪼아먹는 새들을 쫓지 않고 곡식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산에서도 늦가을에 월동준비를 하는 다람쥐, 청설모나 멧돼지, 너구리 등 야생동물들을 위해 도토리나 밤, 버섯 등을 먹을 양만 가져오고 남기는 것이 미덕이었고,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생물들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었습니다.

    먹을 것이 넘쳐나고, 오히려 영양과잉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 지금 논에서 트랙터는 이삭 하나, 벼 한 톨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벼를 베어내고, 산에서는 사람들이 도토리, 밤, 버섯 등을 무분별하게 따가는 바람에 자연환경도 파괴될 뿐 아니라 산에 사는 야생동물들이 겨울을 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이렇게 무분별한 임산물 채취는 국립공원에서 버섯이나 밤, 도토리 등 식물을 채취하다가 적발되면 ‘자연공원법(제23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3년 이하 징역에 처해지는 법까지 만들게 했습니다. 사람들이 가을에 우리 먹을 것만 생각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 생각, 자연환경을 보호하자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고, 조금이라도 나누려는 마음이 있었더라면, 저런 무서운 법이 만들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곡식과 과일이 여물어 몸도 마음도 풍요로운 계절, 가을에 우리는 조금만 더 나누는 삶을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김다영 초록기자(함안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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