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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정 양립과 육아휴직- 서정희(한국가정법률상담소 창원·마산지부 소장)

육아휴직제 사각지대 없애고 남녀 함께 일·가사 병행해야

  • 기사입력 : 2012-12-2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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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한 일자리, 치솟는 집값, 육아 부담 등 과도한 삶의 비용으로 인해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거나 기약 없이 미루는 20~30대들을 이른바 ‘삼포세대’라 부른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성인 여성 10명 중 4명이 삼포세대인 것으로 조사됐고, 그들 중에서도 출산을 포기하는 비율이 39.6%에 이른다. 여성들이 출산을 앞둔 고용 불안,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직장 일과 가사노동전담의 역할 부담 때문에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20~30대 여성의 일상에서의 요구조사에 대한 연구(여성가족부, 2011)에 의하면 젊은 여성들이 출산을 꺼려하는 이유로 양육 지원을 위한 사회시스템 부족이라고 응답하고, 육아와 관련한 요구에서는 양육부담을 덜어주는 사회적 지원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출산, 양육과 관련해 일·가정 양립을 위해 국가가 정책적 노력과 다양한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 몇 차례 개정되면서 모성 보호,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등이 포함됐다. 특히 육아휴직제도에서는 취업 부모는 각각 1년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으며, 육아휴직기간 동안 통상임금의 100분의 40, 최고 100만 원까지 육아휴직수당을 받을 수 있고, 1년간의 업무공백 기간에는 대체인력 채용을 위한 지원금까지 지급하는 등 많이 보완됐지만 여전히 육아휴직제도의 실효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2011년 육아휴직자 수는 5만8137명에 그친다. 이것은 0~5세 자녀가 있는 취업 모 100만 명의 4%에 그치는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인사상 불이익이 두려워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며, 공기업이나 대기업에서는 그나마 대체인력 등의 여건이 되니까 육아휴직이 가능하지만, 영세기업이나 비정규직에서는 사실상 육아휴직은 바로 퇴직을 의미하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정작 도움을 받아야 할 영세기업의 저임금 여성근로자들은 일·가정 양립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2011년 8월 기준) 여성 임금근로자의 42%가 비정규직이다.

    또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율이 낮은 것도 문제다.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11년 육아휴직 사용자 가운데 남성은 단 2.4%뿐이다. 남성이 육아에 참여한다는 것은 수용하기 어려운 사회·문화적 배경 때문에 여전히 여성이 육아와 일 모두를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맞벌이부부의 경우 가정 내에서 대체로 아내보다 전문적이고 고임금인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는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면 육아휴직수당이 더 많으므로 가계수입에도 도움이 되고, 상대적으로 아내의 고용 불안, 경력 단절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육아휴직이 당연히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아기와 가족을 위하고 아빠의 육아권을 위한 제도라는 인식을 가진다면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율을 높이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육아에 대해 스웨덴은 ‘육아휴직 아버지 할당제’로 아빠의 참여를 의무화하고, 남녀 공동양육모델을 제시하는 등 아빠들도 출산,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밑받침되고 있어 아빠의 85%가 출산, 육아휴직을 쓰고 있다.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상한 아빠를 뜻하는 ‘프레디(friend+Daddy)’ 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남성도 공동으로 육아에 참여함으로써 여성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우리도 육아휴직제도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남녀가 함께 일과 가사를 분담하고 병행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다행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여성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나라 만들기’ 위한 3대 여성정책으로 여성의 임신과 육아 부담 덜어주기,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의 사각지대 없애기 등을 공약했다.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의 공약대로 여성이 경력 단절 없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나라를 희망해 본다.

    서정희(한국가정법률상담소 창원·마산지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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