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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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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박노정(시인)

  • 기사입력 : 2013-01-2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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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만이 미덕인 세상에서



    떠돌이 백수 건달로



    세상은 견뎌 볼 만하다고



    그럭저럭 살아 볼 만하다고



    성공만이 미덕인 세상에서



    끝도 시작도 없이



    가랑잎처럼 정처없이



    다만 가물거리는 것들과 함께



    - 시집 <늪이고 노래며 사랑이던>, 해들누리, 2002

    ☞ 세상을 살다 보면 존재에 대한 성찰이 사무칠 때가 있습니다. 시인은 문득 자신을 뒤돌아봅니다.

    거울에 비치는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면 늘어가는 주름살과 서리같이 보얗게 앉은 머리카락이 눈에 띄면서, 지난 일들이 앞다퉈 영상으로 돋아납니다. 나는 누구인가? 과거가 되어버린 것들을 만나기 위해서, 거울을 통해 시간을 거슬러 회상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시인은 ‘최고만이 미덕인 세상에서’ 세상 근심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피로한 적 많았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성공만이 미덕인 세상’에서 ‘떠돌이 백수 건달로’ 지내다가 뜻한 바 있어 산으로 들어가 오랫동안 자신을 찾으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산에서 내려와서는 지금까지, 사회의 부조리와 싸우며 시민운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가물거리는 것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 ‘자화상’은 거사 박노정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미끄러져 내리는 저녁놀을 바라보며 나를. 박우담(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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