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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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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도둑- 신덕룡(시인)

  • 기사입력 : 2013-03-0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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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도둑

    냇가에 앉아

    물끄러미 물속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소리 없이 다녀갔다.

    소금쟁이는 뼛속을 비워 날아오르는 새보다 더 가벼운

    발을 가졌다.



    흘러가는 발자국들



    나 모르게 숨어 있다가 밤이 깊어서야 나타나는

    텅 빈 꿈속에서 반짝이는

    물비늘처럼

    글썽임처럼

    너는, 아름다운 도둑이었으면 좋겠다.



    언제든 내게로 와서

    가져갈 게 있다면 더욱 좋겠다.



    - 시집<아름다운 도둑> 서정시학. 2013


    ☞ 현대인들은 소음공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 간에 불미스런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고, 많은 이들이 이명이나 환청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소리 없이 다녀갔다’고 말하고, ‘흘러가는 발자국들’이라고 말합니다. 무엇이 다녀갔을까요. 우리는 생활하면서 온갖 사물들과 마주치기도 하고 스쳐 지나가기도 하는데 그중 무엇일까요.

    화자는 ‘너는 아름다운 도둑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에서의 ‘도둑’은 몰래 나에게 다가오지만 아무것도 해치거나 가져가지 않고, 그냥 가버리는 도둑일 겁니다. ‘나’ 모르게 숨어 있다가 밤이 깊어서야 나타나는 환청도 ‘나’를 괴롭히지 말고 그냥 있다가 가길 바랍니다.

    봄이 벌써 눈썹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갈망하고 있는 그 무엇, 그것을 듣기 위해 봄의 소리에 귀를…. 박우담(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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