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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파도를 가르며 등교, 갈매기와 함께 하교

통영~한산도 배 타고 통학… 자연과 하나 된 듯한 느낌

  • 기사입력 : 2013-03-2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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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굣길에 만나는 갈매기들.

    김현진 초록기자


    나는 매일 통영에서 한산도로 등교를 한다.

    한산도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갑작스레 통영으로 이사를 와서 한산도에 있는 학교 가는 게 힘들고 외롭지만 나에게는 싱그러운 자연과 아름다운 환경이라는 친구가 있어 외롭지 않다.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 30분에 배를 타면 떠오르는 태양이 나를 반겨준다.

    7시가 되면 넘실거리는 파도를 가르며 여객선은 한산도로 출발한다. 여객선 창문으로 보이는 세상은 푸른 산과 시원한 바다. 그저 넋을 놓고 보게 되는 수채화 같은 풍경이다. 늘 보는 풍경에도 매일 다른 느낌, 다른 생각이 든다.

    여객선이 30분쯤 운항을 하면 이순신 장군의 사령부가 있는 곳, 제승당에 도착한다. 여기서 마을버스를 탄다. 학교로 가는 길은 온통 푸른 산에 둘러싸여 금방이라도 산뜻한 나무 냄새가 날 것만 같다.

    한산도는 바다와 나무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어느 곳에서 바라보더라도 멋진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매일 보는 한산도의 멋진 풍경 중 다른 사람들과 꼭 나누고 싶은 풍경이 있다. 그건 바로 하교할 때 여객선에서 보는 갈매기들이다.

    한산도에 살 때에는 갈매기들에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런데 하교를 하던 어느 날 잘 아는 동생이 과자를 먹다 말고 갈매기한테 과자를 주고 싶다고 해서 여객선 전망대로 나가 갈매기들에게 과자를 준 경험이 있다. 이때부터 갈매기들이 좋았다.

    과자를 들고 있는 내 손으로 끼룩끼룩거리며 날아와 덥석 과자를 물고 고맙다고 인사하는 듯 한번 돌아봐주는 갈매기의 모습. 자연과 하나 된 듯한 묘한 기분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흐뭇하게 갈매기를 바라보게 된다.

    요즘 많은 사람들은 자연을 느끼려고 산림욕을 하거나 등산을 하고 푸른 산으로만 둘러싸인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만약 이런 전형적인 여행에 따분함을 느낀다면 갈매기와 교감할 수 있는 한산도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자연을 느끼는 일은 꼭 나무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다. 자연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바다와 갈매기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가슴 뛰는 자연을 경험한 것과 다름없다.

    이렇듯 한산도는 나의 눈에 멋진 풍경을 담아내고 나의 가슴을 자연으로 뛰게 하는 동화 같은 곳이다. 한산도의 환경은 바다처럼 투명하고 깨끗하며 한산도의 하루는 외롭지 않도록 친구가 되어 준다.

    혹시 자연 그리고 환경과 함께 살아가는 하루를 느끼고 싶다면 떠오르는 태양이 반겨주고 넘실거리는 파도가 안내하며 갈매기들이 손짓하는 한산도로 놀러오세요.

    김현진 초록기자(통영 한산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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