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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거는 기대- 김재익(논설위원)

  • 기사입력 : 2013-06-1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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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은행 민영화에 대한 청사진 공개가 얼마 남지 않았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오는 26일 경남·광주은행과 우리은행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민영화 방식을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이제 12일 뒤면 2001년 지주사 설립 이후 12년 만에 우리금융 민영화가 가일층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2010년부터 3년 연속 3차례 민영화가 불발됐기 때문에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이번만은 분위기가 다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민영화 원칙에 대한 구상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신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에 출석해서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 2개 은행을 따로 떼 먼저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정부에서 민영화를 시도하면서 ‘일괄매각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만 노린 탓에 실패했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에는 ‘분리매각을 통한 조속한 민영화’에 무게를 실었다. 한마디로 ‘값’보다는 ‘속도’로 승부하겠다는 계산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속도에 주안점을 두고 이번만은 꼭 민영화를 이루겠다면 우리 지역의 경남은행 매각에 있어 중요한 고려 사항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첫째는 경남 지역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해야 한다. 경남은행이 외환위기 이후 어려움에 처하자 많은 지역민들은 경남은행 살리기에 나서 1998년 1000억 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두 차례 2500억 원의 지역자본이 투입됐다. 이러한 노력에도 공적자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경남은행 살리기에 나섰던 많은 도민들은 경제적 손실을 입기도 했다.

    그럼에도 도민들은 지역 은행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믿음으로 경남은행을 성원해 왔다. 이에 화답하듯 경남은행 직원들은 각고의 노력으로 독자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며 경영정상화를 이뤄 우량 지역은행으로 자리 잡았다. 공적자금관리위는 지역민들의 노력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라도 경남 지역컨소시엄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해야 하며 나아가 우선협상대상자에도 포함시켜야 한다.

    둘째는 지방은행의 설립 목적을 되짚어봐야 한다. 지방은행은 지역 자본의 집대성을 통한 지역 경제의 균형 발전을 위해 ‘1도1행주의’ 원칙에 따라 설립됐다. 경남은행이 자칫 부산은행의 BS금융지주나 대구은행의 DGB금융지주에 매각된다면 지역특성에 맞는 충실한 금융지원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방은행의 대형화는 부실화로 가는 리스크를 키울 우려가 높을 뿐 규모의 경제나 합병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외환위기 이후 지방은행이 사라진 강원, 충청 지역에서 재설립 움직임이 활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셋째는 진정한 지방분권을 위해 지역은행은 필수적이다. 경남은행은 경남에 본점을 두고 있는 유일한 제1금융기관이다. 경남은 지역내 총생산이 약 86조5000억 원으로 전국 3위 규모인 국가경제의 주요 축이다. 저성장 경기불황시대를 극복하고 지역경제·국가경제를 재도약시키기 위해서는 지역금융기반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와 같은 예금보험공사나 우리금융지주의 통제 하에서는 미래지향적인 계획의 수행이 어렵기 때문에 지역은행의 자리를 반드시 찾아야만 한다.

    출범 100일을 넘긴 박근혜정부는 지역경제와 산업의 활력 제고 등 지방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약속했다. 지방정책을 담당할 대통령 소속 지역발전위원회도 다음 달 정도에는 출범한다. 지역발전위는 중앙과 지방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역할도 하겠지만, 지방과 지방 간의 균형 발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BS금융지주나 DGB금융지주가 경남은행을 합병한다면 지방 간의 균형발전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특히 부산은 ‘신항 명칭문제’와 ‘동남권 신공항’ ‘남강댐 물 문제’ 등으로 끊임없이 갈등을 불러왔는데, 부산이 경남의 은행까지 합병하는 지역금융 독식을 한다면 두 지역은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게 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공적자금 회수라는 경제논리에만 매몰되지 말고 지역, 나아가 국가의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는 현명한 판단을 하길 기대한다.

    김재익(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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