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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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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농장 망쳐놓는 ‘망초’도 귀화식물이었네

  • 기사입력 : 2013-09-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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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초



    신현준 초록기자(거제제일고 2학년)

    어느 날 아침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디며 학교로 걸어가는데 발걸음 걸음마다 하얀 꽃들의 세상이 펼쳐졌다. 따스한 아침의 햇살을 받으며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망초꽃이 눈길을 끌었다. 공원에 잔디가 있어야 할 곳에 망초가 뒤덮여 있었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많은 망초가 피어 있는지 궁금해 이를 조사하기로 했다.

    첫 번째로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궁금해 이름을 검색해 찾아보았다. 망초는 계란프라이의 모습을 닮아 흔히 계란꽃이라 부른다. 망초라는 어원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조선을 침탈한 후 온갖 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경부선 철도를 개설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철로에 놓는 침목에 망초의 씨앗이 미국으로부터 묻어 들어와서 자라게 되었고, 그 씨앗이 철도 주변에 무성하게 자라고 번식해 온 나라 여기저기에 피자, 주권을 빼앗긴 시기와 비슷하여 나라를 망치는 꽃, ‘망할 망(亡)’자를 넣어서 망국초 또는 개망초라고 했다. 본래 망초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번식력이 워낙 좋고 다른 풀보다 빠르게 자라고 꽃이 오랫동안 피어서 사람들 눈에 두드러져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두 번째로 무슨 이유로 망초가 널리 번식할 수 있었는지 찾아보았다. 망초는 5월부터 8월까지 보이며 번식할 때는 다수의 꽃망울이 한 번에 터지는 특성으로 많은 종자를 만들어낸다. 또한 씨앗이 가벼워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거나 동물이나 사람 옷에 붙어서 이동하고 번식을 한다. 시골에서는 손길이 부족해 밭을 묵히게 되면 망초가 제일 먼저 들어와 자란다. 어릴 때 베어주지 않으면 다음 해에 어마어마한 망초가 올라와 농장을 망쳐놓는다고 한다. 그래서 ‘망할 놈의 망초’인가 싶다.

    망초가 농사일을 방해하고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종이긴 하지만 민간에서는 좋은 풀이기도 하다. 한방에서는 약재로 열을 내리고 독을 치료하며 소화를 돕고 설사를 멎게 하는 데 사용하였고 식용으로도 사용했지만 맛이 좋은 편이 아니라 많이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나는 길거리에 흔히 있는 망초가 이렇게 많은 이야기와 도움을 주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동안 내가 주변에 있는 식물들에게 무관심했구나 하는 생각에 앞으로는 식물들에게 좀 더 애정을 가지고 애착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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