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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기효행장- 이학수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3-09-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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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 추석연휴에 들어간다. 부모형제를 만나 오순도순 얘기꽃을 피울 생각에 몸과 마음도 가벼워진다. 자식, 손주들 주려고 음식을 장만하실 부모님이 선하다. 아마 누구 할 것 없이 부모님 마음은 항상 노심초사, 객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 걱정이다. 그런 부모님들에게 듣기에도 불편한 세태가 있다. 가족도 없이 혼자 세상을 떠난다는 ‘고독사’가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죽은 뒤에도 자식에게 버림받아 무연고 장례를 치른다.

    ▼도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41만4831명 중 독거노인은 11만8775명이다. 노인 4명 중 1명꼴로 혼자 살고 있으며,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산업사회가 되면서 효(孝)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옛 선인들의 효도방법을 살펴보자. 효경(孝經)의 기효행장(紀孝行章) 편에는 효도의 구체적 방법을 담고 있다. 효자가 부모를 섬길 때에는 평소에는 공경을 다하고, 봉양할 때에는 즐거움을 다하고, 편찮으실 때에는 근심을 다하고, 돌아가시면 애통함을 다하고, 제사를 모실 때에는 엄숙함을 다한다. 이 다섯 가지를 다 갖춰야 부모를 잘 섬겼다 할 수 있다.

    ▼탈무드의 효 이야기도 새길 만하다. 고대 이스라엘의 어떤 사나이가 디마라는 곳에 살고 있었다. 그는 금화 6000개에 해당하는 다이아몬드를 갖고 있었다. 어느 날 랍비가 금화 6000개를 가지고 다이아몬드를 사러 갔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를 넣어 둔 금고 열쇠를 베개 밑에 넣고 그의 아버지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 그 사나이는 “주무시는 아버님을 깨울 수는 없으니 다이아몬드 파는 것을 그만두겠습니다”고 했다. 큰 돈벌이를 마다하면서 잠드신 아버지를 깨우지 않는 것을 본 랍비는 대단한 효도라며 이 이야기를 널리 전했다.

    ▼속담에 ‘부모가 온효자가 되어야 자식이 반효자’라는 말이 있다. 부모가 자식 앞에서 진정한 효자의 모습을 보여야 자식이 부모의 그런 모습을 반이라도 닮아서 효자가 된다는 의미다. 부모를 고독사하도록 내버려 둔 자식이 그 자식에게 제대로 대접받길 기대하면 안 된다. 어쩌다 세태가 이 지경이 됐는지, 추석명절을 맞아 효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이학수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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