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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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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애써 키운 소나무 수백그루 벌채한 LH공사

  • 기사입력 : 2013-11-1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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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양산 사송미니도시 건설을 앞두고 문화재 시굴조사를 한다며 양산시 동면 내송공원 내 아름드리 소나무 수백 그루를 베어내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LH는 지난 7일 동면 내송리 349-1 일원 내송공원(1만5045㎡) 내 수령 30∼100년 된 소나무 수백 그루를 잘라내 흉물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내송 송림공원의 소나무를 주민들의 동의나 사전 설명도 없이 마구 베어냈다는 것이다.

    이곳 내송공원은 체육시설, 산책로, 시비 등이 설치돼 있는 마을공원으로 울창한 소나무가 갑자기 잘려나가자 마을주민들은 현장을 찾아 벌채 중단을 요구하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LH 측은 사송미니도시 조성을 앞두고 문화재 시굴조사 표본지역으로 내송공원지역 일부가 정해져 부득이 산림을 훼손하게 됐다고는 하지만 벌채작업을 하기 전에 동면사무소나 주민들에게 사업성격 등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송림이 훼손된 곳은 양산 사송미니도시 건설사업구역의 일부로 동면 사송·내송리 일원 276만6000㎡에 용지비 5034억 원, 조성비 5977억 원 등 모두 1조1011억 원을 들여 공동주택 1만2344가구, 단독주택 271가구 등 총 1만2615가구를 지어 인구 3만6500여 명을 수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지난 2007년 7월 도시계획시설 결정 등을 시작으로 사업에 착수, 지난해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소나무 재선충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소나무는 흔하면서도 귀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나무다. 신도시 건설 구역의 넓고 넓은 부지 가운데 하필 마을주민들의 쉼터인 송림공원을 문화재 시굴조사 표본으로 정해 울창한 소나무 수백 그루를 베어냈다니 사전 현장을 한 번이라도 확인하고 결정을 했는지 의아스럽기 그지없다. 내송공원은 주민들이 신도시 조성 후에도 그대로 보존되길 바라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훼손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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