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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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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세상이 수상하지 않나요 - 홍정명 (사회2부 부장)

  • 기사입력 : 2013-12-2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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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이 시끄럽다. 참 시끄럽다. 종북 논란, 국정원 대선개입 파문, 야당 의원의 대선불복 발언, 종교계 시국선언, 밀양 초고압송전탑 투쟁, 진주의료원 폐쇄, 철도 민영화 의혹을 둘러싼 철도노조의 장기파업, 경찰의 민주노총 본부 진입, 한국노총의 노사정 불참 선언….

    요즘 인기 있는 주말드라마 대사가 생각난다.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야. 에잇 효요요요욧!’

    대한민국이 온통 난리다. 어느 얘기가 맞고 틀린지는 두고 볼 일이고, 대체 무엇이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자신과 자신의 조직만 앞세운 아전인수식 주장이 만연해서일까. 아니면 야당 주장처럼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부재 때문일까. 국민은 혼란스럽다.

    직업상 방송뉴스를 보지만 별로 내키지 않을 때가 있다. 특히 정치판 얘기가 나오면 짜증난다. 1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달라진 게 없다. 국경 없는 글로벌시대에 걸맞은 안목을 키우기는커녕 눈앞의 세 다툼이나 정쟁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일본은 정부가 나서서 역사왜곡도 불사하며 국익 도모에 혈안인데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되새김질해볼 일이다. 지난 18일 거창을 찾은 안상수 새누리당 상임고문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이 아닌 신분으로 1년6개월이 지났는데, 국민 입장서 정치를 보니 민생과 너무 동떨어진 정쟁에 매몰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굉장히 부끄러웠다. 안에서 본 정치, 밖에서 본 정치 너무 다르다. 이대로 가면 정치는 버림받고 혐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치판을 벗어나보니 정치가 얼마나 민심과 따로 노는지 실감했다는 뜻이었다.

    고려대학교 한 학생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큰 반향을 일으키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구태정치 반복이 아닐까 싶다. 한 보통 젊은이의 소리 없는 외침에 침묵하던 많은 젊은이들이 응답하고 있다. 거창의 대학생들도 응답했다. 안녕하지 못하다고.

    그렇다면 거창군은 안녕한가. 일부 현안에 대해선 안녕하지 못한 듯하다.

    군청 창조정책과와 건설과는 지난 17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2013 거창 크리스마스 트리문화축제’와 ‘거창위천 생태하천 조성사업’과 관련해 브리핑을 했다.

    일부 언론의 보도와 일부 군민들의 오해에 대해 지역상권 활성화와 군민들의 휴식 편의 제공을 위해서 하는 사업이라고 해명하고,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는 브리핑이었지만 오해 불식을 위해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행정에서 어떤 사업을 추진하면 대개 찬반 의견이 나타난다. 반대 측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면 그 해결책을 찾아내 제시하면 된다. 오해가 있다면 열 번 스무 번이라도 만나 설득해야 한다. 그만큼 반대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요즘 세상이 참 수상하게 돌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험악하다. 적과 아군, 흑과 백, 좌와 우로 나뉘어 죽기 살기로 물어뜯는 형국이다. 아집이 춤을 추고 부정적 모드가 기승이다. ‘어른’이 점차 사라지는 때문일까. 어쨌든 나흘 후면 2013년이 떠난다. 새해에는 불편한 부정의 힘이 아우성치기보다 유쾌한 긍정의 힘이 만발하기를 희망한다.

    홍정명 사회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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