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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01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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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경상대병원 건립 어떻게 되나 (하) 예산확보 녹록지 않다

정부에 은행 차입 승인 안받아
올 예산안 아직 최종 확정 못해
국고지원금 외 3500억원 필요

  • 기사입력 : 2014-01-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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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상대학교병원이 정부의 공기업 방만경영 옥죄기 등이 겹쳐 올해 창원경상대병원 건립 공사에 필요한 예산확보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대병원은 지난해 12월 19일 올해 예산안 승인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하고 창원병원 건립 예산을 비롯해 예산안 심의를 벌였다. 하지만 올해 창원병원 건립에 필요한 기채, 즉 은행에서 빌려야 하는 규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잡지 못해 예산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날 이사회에 올린 예산안에는 올해 말까지 창원병원 병동 기준 공정률을 58%로 잡았을 때 소요되는 자금은 1058억 원이다. 이 가운데 국고 186억 원을 제외하면 무려 862억 원을 은행에서 차입해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물론 이 가운데 공자금 300여억 원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이 은행에서 차입을 위해서는 먼저 기획재정부로부터 차입규모에 대한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경상대병원은 이 같은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예산안을 편성하고 이사회에 승인을 요청했던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이사회에서 지적되면서 결국 올해 예산안을 최종 확정하지 못했다. 조건부 승인만 받은 셈이다. 당장 새해 첫날부터 임시 예산안으로 살림을 꾸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공기관이 은행으로부터 차입을 할 경우 기재부에 사전 채무발생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다 기채승인을 받더라도 요청하는 규모의 70~80% 선에서 승인이 나는 것이 통례여서 경상대병원이 중앙정부로부터 차입해야 하는 규모의 자금을 승인받을 수 있을지 낙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창원경상대병원 건립을 위해서는 국고지원금 908억 원을 포함해 3029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병동 건축에만 2000억 원 이상 빚을 내야 한다. 여기에 상업용 부대건물 등의 건립과 물가상승률 적용 등을 감안하고, 집기와 의료장비 구입, 단기 운영 적자 등을 추가로 감안하면 줄잡아 3500억 원 이상의 빚을 내야 정상적인 개원이 가능하다.

    창원경상대병원 건립에 필요한 병동 건축비의 30%만 국고에서 지원하고 나머지는 모병원인 경상대병원이 모두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경상대병원과 정부의 시각차가 벌어지면서 필요한 공사비 확보가 순조롭지 못할 수도 있어 당장 올해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모병원인 경상대병원의 경영상태도 녹록지 않은 데다 거의 빚에 의존해서 창원병원을 지어야 하는 실정임을 감안하면 창원경상대병원 건립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과 냉철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을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더구나 공기업 방만경영에 대한 정부의 건실한 경영 시책 마련 요구와 부채에 의해 병원을 건립하겠다는 경상대병원의 구상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낼 것인가에 진주시민, 나아가 경남도민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하지만 경상대병원 측은 예산확보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경상대병원은 “당초 정부가 창원병원 건립 승인을 한 만큼 정부를 믿고 있으며 정부가 기채 규모에 동의해 줄 것으로 보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대병원은 오는 2월 2013년도 결산 이사회 때 올해 예산안을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두 달 정도 늦춘다고 해서 병원 경영 여건이 눈에 띄게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아 이래저래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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