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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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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도민대책위, 경남은행 사수 의지 접었나?

BS금융과 투쟁 선언하며 새주인 인정 태도 보여 파장
거래중단·해지운동 선언 후 도금고 해지 연기 요청도

  • 기사입력 : 2014-01-1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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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은행 사수 범도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상임대표 조용식)가 BS금융지주와 끝까지 투쟁을 천명하는 한편으로 사실상 BS금융지주를 경남은행의 새 주인으로 받아들일 듯한 모양새를 취해 파장이 일고 있다.

    대책위의 이 같은 행동은 경남은행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한 데다 3급 이상 관리자들이 ‘경남은행 사수를 위한 관리자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경남도와 도내 시·군이 금고 해지를 약속하는 등 투쟁 기조를 유지하는데 찬물을 끼얹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책위는 3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당국이 우선협상대상자로 BS금융지주로 선정한 것에 매우 유감이며, 오늘부터 BS금융지주와 경남도민의 끝없는 투쟁이 시작됨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책위는 “우리가 바라는 핵심은 경남은행이 영원히 지역의 든든한 금융동반자로 남길 원하는 것이며, BS금융지주가 이러한 열망에 답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1차 목표는 금융주권을 지키는 것인데 이게 불가능하다. 지역 정치권에서 조세특례제한법 처리 연기가 어려운 것으로 들었다. 차선책으로 경남은행 간판을 유지하고, 은행 직원 고용보장, 도내 대학생 우선 채용, 지역공헌사업 유지 등을 확보하는 협상용으로 써야 한다”며 사실상 BS금융에 경남은행이 넘어가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를 취했다.

    조 위원장은 “조특법이 통과되면 경남은행은 BS금융에 넘어가고, 통과되지 않으면 (예전처럼) 우리은행에 귀속된다. 정치상황으로 볼 때 조특법 통과를 저지하기도 어렵다”며 “(상황이 이러하므로) 경남은행 간판을 내리지 않고 경남은행이란 고유명칭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경남도가 공언해 온 도 금고 해지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도 금고 해지를 중단하라는 뜻은 아니지만 경남은행 직원들의 밥줄이 걸린 문제다. 도 금고를 해지하면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고 경남은행의 가치가 떨어진다”며 홍준표 지사에게 도 금고 해지를 신중히 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대책위가 이날 ‘경남은행 노조의 총파업에 맞춰 경남은행 거래 중단과 계좌해지 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과도 배치된다. 거래중단과 계좌해지도 유동성 위기를 가져오는 것은 마찬가지고, BS금융을 압박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같은 경남은행에 대한 BS금융 인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듯한 대책위의 태도는 내달 국회의 조특법 처리를 연기하기 위해 경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힘을 결집하는데 김을 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오영 의장은 “경남도민은 경남의 재산을 부산에 빼앗겼다는 상실감이 크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부담은 있지만 반드시 국회가 조특법을 저지해야 한다. 힘들더라도 도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어떠한 경우라도 도민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의 도 금고 해지 재고 주장에 대해 경남도는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경남도는 그동안 공언한 대로 경남도 제2금고를 경남은행, 부산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으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에서 열린 실·국·원장 회의에서 “이번 주 중에 도 금고 신규 지정을 위한 계약공고를 내라”고 지시했다.

    도가 추진하는 것은 ‘정지 조건부 계약’으로 BS금융이 경남은행을 완전히 인수하기 전에 새 금고 선정작업을 마치고 경남은행 인수작업 마무리 후 발효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창원시를 비롯한 도내 18개 시군에서도 경남은행과 맺은 제2금고(창원시는 제1금고) 약정을 해지하고 재계약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사진설명]  경남은행 노동조합원들이 13일 오후 부산광역시 동구 범일동 부산은행 본점 영업부 앞에서 BS금융지주의 경남은행 인수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성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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