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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네시스와 함께하는 논술 특강 (3) 2014학년도 건국대 수시논술(인문사회계Ⅰ문제 2)

문제 유형별 ‘결론’ 도출 능력 키워라

  • 기사입력 : 2014-01-22 11:00:00
  •   


  • 출제 의도

    분석형·분류형 ‘비교’ 결과 토대

    논거 파악해 자신 주장 제시해야

     

    출제 경향

    '옹호·반박' 유형에 창의력 요구

    '쉬운 제시문' 출제 계속될 듯



    이번 시간에는 2014학년도 건국대 수시논술 인문사회계Ⅰ의 [문제 2]를 예로 들어, ‘옹호·반박형 결론’과 ‘종합적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과 창의력을 부각시키는 방법을 알아본다.

    건국대 수시논술 인문사회계Ⅰ의 [문제 2]는 그동안 자신의 생각을 결론으로 도출하라는 ‘논증형 문제’로 출제되고 있다. 이런 논증형 문제에는 ‘옹호·반박형 결론’을 도출하기에 적합한 것과 ‘종합적(변증법적) 결론’을 도출하기에 적합한 것이 있다. 이 중 종합적(변증법적) 결론은 글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새로운 내용이 출현하므로 사고의 비약이 크다.

    제시문은 지면 관계상 건국대 홈페이지(www. konkuk.ac.kr)나 수시전문학원 프로네시스 홈페이지(www.e-phronesis.co.kr)서 확인할 수 있다.


    [문제 2] (가)와 (나)의 주장을 비교하고, 이를 바탕으로 (라)의 인물 ‘사임’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901~1100자)

    ①문제의 구조와 성격

    제시문 (라)는 조지 오웰의 <1984년> 중 일부분이다. 이 문제는 ‘비교’, ‘바탕으로’, ‘사임의 주장’, ‘견해의 논술’이라는 네 가지 요구사항으로 구성돼 있다. ‘비교’는 ‘공통점과 관련해 차이점을 제시하고 해명하는 사고 활동’이다. 따라서 논술에서 ‘비교’는 통상 두 가지 방식으로 이행된다.

    우선 공통점과 관련되는 차이점을 두 가지 이상 제시하면서 해명하는 방식(두 가지 이상의 차이점과 관련되므로 보통 ‘분석형 비교’라고 말한다)이 있다. 이런 방식은 주로 ‘문제가 비교 외에 다른 요구사항을 제시하지 않거나, 비교가 문제의 마지막 요구사항인 경우’에 해당한다. 그리고 공통점과 관련해 제시문의 입장을 분류하는 방식(보통 ‘분류형 비교’라고 말한다)이 있다.

    이런 방식은 주로 ‘문제가 비교를 요구하고, 비교의 결과가 문제의 다음 요구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 물론 비교가 문제의 마지막 요구사항인 경우에도 입장을 분류하는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 이런 형태는 경희대에서도 간혹 출제된다. 이 경우 비교는 문제의 다음 요구사항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입장을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입장 분류의 성격을 띤다.

    그리고 ‘바탕으로’는 ‘글을 작성하는 기초로 하여’라는 뜻이므로, ‘토대로’, ‘근거하여’와 같은 의미이다. 따라서 위의 문제에서 ‘바탕으로’는 (가)와 (나)의 주장을 비교한 결과가 ‘사임’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 구성하는 기초가 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 문제만 보면 ‘사임’의 주장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논술 문제에서 불명확한 부분은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 따라서 글을 작성할 때 ‘사임’의 주장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문단을 포함해야 한다.

    이 문제는 최종적으로 ‘사임’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고 요구한다. ‘견해’는 ‘생각’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리고 ‘논술’은 ‘주장과 그 주장을 지지하는 논거를 제시하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사임’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이를 지지하는 논거를 제시하라는(혹은, 논거를 먼저 제시하고 자신의 생각을 결론으로 도출하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자신의 견해, 의견, 생각을 논술하라거나 해법, 방안, 대안을 제시하라는 요구는 글 쓰는 이의 사고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라는 의미여서 창의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에서 자신의 견해, 의견, 생각을 논술하는 방식은 ‘옹호하거나 반박하는 주장을 하고 논거를 제시하는 형태(옹호·반박형)’일 수도 있고, ‘새로운 주장과 이를 지지하는 논거를 제시하는 형태(종합형)’일 수도 있다. 이 중 어떤 형태가 적합한지는 제시문을 읽고 판단해야 한다.

    결국 이 문제에 대한 논술의 결론은 ‘비교의 결과를 전제로 사임의 주장을 옹호 혹은 반박’하거나, ‘사임의 주장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주장하고 이를 지지하는 논거를 제시’하는 글이다.

    ②체계적인 접근 방법

    결론부터 말하면 [문제 2]는 ‘옹호·반박형의 글’을 작성하기에 적합하다. 이 문제의 첫 번째 요구는 ‘비교’이다. 앞서 비교에는 ‘분석형’과 ‘분류형’이 있다고 했다. 이 문제에서는 ‘비교’는 ‘(라)의 인물 사임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요구사항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이 문제에서 비교는 ‘분류형’이다.

    다음으로 문제의 불분명한 부분인 사임의 주장을 제시하고, 사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를 파악해서 제시해야 한다. 그런 다음 비교한 내용을 전제로 사임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사임의 주장과 비교 결과의 관계이다. 만약 사임의 주장이 (가)와 (나)의 주장 중 하나와 일치한다면 ‘옹호·반박형’ 글을 작성하는 것이 적합하다. 사임의 주장과 ‘(가)의 주장과 (나)의 주장 중 하나’가 같은 입장으로 묶인다면 나머지 제시문의 주장은 이에 대립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임의 주장이 (가)의 주장과 (나)의 주장 모두에 부분적으로 일치하거나 (가)와 (나)의 주장 모두에 일치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주장을 도출하는 ‘종합형’의 글을 작성하는 것이 창의력을 돋보이게 한다. 그런데 사임의 주장은 (가)의 주장과 일치한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논술은 ‘옹호·반박형’으로 작성하는 것이 적합하다.

    ③2013학년도 문제와 차이점

    [2013학년도 건국대 수시논술 인문사회계Ⅰ 문제 2] (가)와 (나)의 정체성에 대한 관점을 비교하고, 이를 바탕으로 (라)에 그려진 ‘나’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901~1100자)(※제시문은 건국대 홈페이지나 수시전문학원 프로네시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제의 유형은 2014학년도 [문제 2]와 동일하다. 우선 (가)의 정체성에 대한 관점은 “외적 요인인 문화가 정체성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정체성에 대한 관점은 “내적 요인인 주체의 선택(능동성)이 정체성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관점은 모두 부분적으로 (라)의 ‘나’의 행동에 일치한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논술의 결론은 ‘종합형’으로 작성하는 것이 적합하다. 이 문제에서 비교는 당연히 ‘분류형’이다.

    창의력이 발휘되는 정도를 비교하면 ‘종합형’이 ‘옹호·반박형’보다 크다. 옹호·반박형에서는 관점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주장을 도출한다. 따라서 사고의 비약 정도가 작다. 종합형에서는 관점의 이동을 통해 주장을 도출하기 때문에 사고의 비약 정도가 크다.

    건국대에서는 2014학년도에 창의력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작은 ‘옹호·반박형’의 글을 작성하기에 적합한 문제를 냈다. 이는 교육부가 강조하는 고교 수준의 논술 문제를 출제하기 위해 창의력의 난이도를 낮춘 결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난해한 제시문의 출제가 고교 과정 수준에서 논술 문제를 출제하는 일에 직접적으로 위배된다면, 변별력을 위해 창의력이 크게 요구되는 문제를 얼마든지 출제할 수 있다.

    ‘쉬운 제시문의 출제, 창의력의 강화’는 입시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예측하는 2015학년도 대입논술의 출제 경향이다.

    윤광일(수시전문학원 프로네시스 문과 원장 겸 콘텐츠 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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