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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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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곳곳 “양돈장 악취때문에 못 살아” 민원 빗발

북천면·진교면·악양면서 인근 양돈농장 이전·철거 요구
군 “이전 요구 어렵고 주민 피해도 외면할 수 없어” 고심

  • 기사입력 : 2014-02-1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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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군 북천면 서황리에 위치한 활천농장. 인근 중촌·기봉·서황마을 주민들은 악취로 생활 불편을 호소하며 이전 및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농촌지역 양돈농장의 악취를 둘러싸고 주민·농장·지자체 모두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동군 북천면 서황리에 16개 동의 축사시설을 갖추고 돼지 2만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활천농장에서 나오는 악취로 이 일대 중촌·기봉·서황마을 등 3개 마을 150여 가구 주민들이 25년째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농업법인인 활천농장이 지난 1989년 김해에서 북천면으로 옮긴 후 악취 때문에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며 이전 및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특히 이전 당시 소규모 시설로 시작해 지금의 기업형 농장으로 커진 데는 주민들의 생활불편을 무시한 하동군의 증축 및 개보수 허가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군과 농장 간, 마을이장과 농장 간 유착관계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활천농장은 최근 경남도의 축사시설현대화 지원사업을 통해 융자금 15억 원과 자부담 3억7500만 원으로 기존 돈사 8개 동을 새로 짓기 위해 군에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하동군 민원조정위원회에서 부결되자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양돈 관계자들은 “돈사를 새로 지으면 악취가 줄어드는데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진교면 오룡리 450가구의 미진아파트 주민들은 200여m 떨어진 계명축산에서 내뿜는 악취 때문에 생활불편과 축사 이전을 호소하고 있으나 아파트가 건립되기 전에 축사가 들어섰기 때문에 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돈사에서 악취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고 아파트에 입주했기 때문에 농장 측에 대책없이 이전을 요구할 수도 없고, 주민들의 생활불편도 외면할 수 없는 처지”라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 입주 후 민원 발생이 뻔히 예상됐는데도 군은 축산농가 및 건축업자와의 충분한 협의 등 아무런 조치없이 허가를 내준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악양면 신흥리에서는 돼지 1500여 마리를 사육하는 정원농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이 일대 4개 마을 100여 가구 주민들도 악취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활천농장과 정원농장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과 개선된 약품 사용 권유 등으로 악취가 크게 줄었다”며 “돈사 악취 민원은 하동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일시적인 단속으로는 민원을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양돈 전문가들은 “농촌지역에서도 삶의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에 악취 발생으로 인한 민원이 더 큰 사회문제로 확산되기 전에 안정적인 수요공급을 위한 양돈업의 기업농 전환, 악취 예방 약품 개발비 지원 등 정부 주도의 업계 구조 개선작업이 이뤄져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기홍 기자 jkh106@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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