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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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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누가 감히 군청 간부에게 돌직구를- 홍정명(사회2부 부장)

  • 기사입력 : 2014-02-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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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창군에서는 지난 7일 ‘거창군 지역문화지표 경남 군단위 최고’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13 지역문화지표 지수화를 통한 비교분석’ 결과, 거창군의 지역문화지수 종합순위가 전국 84개 군 중 9위로 경남에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고 했다. 올해는 정부의 변화하는 문화관련 정책에 부응해 체계적 지역문화 지원정책을 추진, 전국 최고의 문화도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했다. 축하할 일이고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계획도 시행하는 사람의 마인드에 따라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거창의 한 인터넷신문은 지난 10일 신설한 ‘돌직구’ 코너를 통해 ‘홍위병의 날라리 춤’이란 제목으로 군의 문화정책 과 담당과장을 신랄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새해 1월 초 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4년 문화관광정책 설명회 참석자 왈, 문화예술의 특성상 자체적인 창의력으로 창작 및 문화활동이 이루어져야 생명력이 있는데 보조금 조금 지원했다고 군(郡)에서 엿장수 마음대로 이래라 저래라 하면 부당한 월권행위로 문화예술 발전이 저해된다고 하니 담당과장의 답변이 걸작이다. 담당과장 왈, 군에서 보조금을 주었으니 모든 것은 군의 것이고, 군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데 무슨 말이 많으냐는 식의 궤변 아닌 망언을 내놓았다고 한다. 그래서 돌직구를 던진다. 돌직구는 정신 차리고 단디하라는 사랑의 돌이다. 홍위병처럼 맹목적으로 날라리 춤추다 거창문화 다 말아먹고 주민들에게 매군노(賣郡奴)란 손가락질당하며 대박이 아닌 쪽박을 찰 수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알아보니 한 문화포럼 멤버가 쓴 것으로, 앞으로 돌아가며 돌직구를 날릴 것이라 했다.

    올해 26회를 맞는 거창국제연극제와 관련해서도 파열음이 들린다.

    군에서는 지난 11일 거창국제연극제를 기획·운영하는 (사)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장 앞으로 이메일 공문을 보냈다. 군에서 행사기획부터 정산까지 심의·의결하기 위한 ‘거창국제연극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자 하니 추진위원 3명을 추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를 두고 진흥회에서는 현재 운영진을 몰아내고 연극제를 탈취하려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연구용역 중인 거창군 문화재단 설립 추진과 연계선상에 있는 연극제 탈취 기도 음모라고 주장했다. 민간에서 25년 동안 열정과 희생으로 키운 연극제를 보조금 지원한다고 좌지우지하려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정산 문제점이 여러 차례 나타나 이 같은 결과가 초래된 것이며, 투명하고 효율성 있게 추진하자는 취지지 통제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서로 소통이 잘 안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진흥회나 군의 입장 모두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서로 감정적으로 맞서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생각은 없다. 다만 보조금 지원을 이유로 체육행사도 아닌 연극·문화예술의 특성을 무시하고 행정에서 주도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 아닌가 싶다. 지원은 지원에 그쳐야지 주인행세 하려고 들면 안 되지 않는가.

    홍정명 사회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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