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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3·1절 유감- 송태엽(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 민물고기연구센터 소장)

  • 기사입력 : 2014-02-2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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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며칠 후면 3·1절이다. 일제의 압제에 항거하며 나라 잃은 설움을 표출한 극일의 날이다. 삼천리 강산에 메아리친 이날의 독립운동은 앞서 2월 8일 일본 도쿄에 유학 중인 애국청년들에 의해 발화되었다.

    일본에 체류했던 지난해 도쿄 치요다구의 도쿄 한국YMCA본부에서 개최된 제94주년 2·8독립선언 기념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1919년 2월 8일 일본의 한국 유학생 600여 명이 도쿄의 기독교청년회관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날을 기념해 매년 개최되는 행사였다.

    애국청년들은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우리나라 독립의 당위성을 알리고자 일본의회와 요로에 청원서를 제출하려다 일본경찰의 제지로 무산됐지만 3·1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다. 또한 이 선언서는 3·1독립선언서를 기초할 때 참고가 되기도 했다.

    현재의 건물은 1981년 4월에 신축 개관했는데, 당시 은행으로부터 빌린 10억 엔의 공사비를 제때 갚지 못해 압류처분 직전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건물 입구에는 애국청년의 얼과 역사적 사실을 기리기 위해 2·8독립선언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필자는 기념비 앞에서 당시의 선열들이 보여준 기개를 오래 기억하기 위해 사진촬영을 했다. 독도와 일왕 관련 외교 마찰로 인해 한·일 간 원구(怨仇)의 골이 깊어지고 혐한(嫌韓)과 극우파들의 준동을 보았던 터라 비분강개의 심정이 됐다.

    지난 2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로 연인들끼리 초콜릿을 주고 받는데, 이 풍습은 일본의 제과회사에서 만든 상술에 불과하다. 상술에 채색된 이날은 정작 안중근 의사의 사형 선고일이기도 하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는 영어(囹圄)와 형극(荊棘)도 마다하지 않았던 안 의사의 숭고한 정신이 어찌 달콤한 초콜릿의 맛에 묻힐 수 있으랴. 인터넷에서는 이날을 극일과 안 의사의 얼을 되새기는 날로 삼자는 제안이 누리꾼들에 의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지극히 환영할 만하며 3·1절을 앞두고 의미있는 일이라 하겠다.

    아울러 애국청년들의 2·8독립운동을 상기했으면 좋겠다. 혹 일본 도쿄를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애국청년들의 얼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도쿄 한국YMCA회관을 방문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저렴하지만 호텔급의 숙박시설에다, 일본을 제대로 인식하는 안목과, 애국이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송태엽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 민물고기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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