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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청소년들은 희망을 제작하는 희망소입니다- 조정혜(창원시 아동여성인권연대 위원장)

  • 기사입력 : 2014-02-2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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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여 일 전 청소년들의 유해환경 조사차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를 걷게 되었다. 추운 날씨 탓인지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유독 눈에 띄는 10대 소녀들이 있었다. 짙은 스모키 화장과 몸에 찰싹 달라붙는 레깅스와 높은 구두는 누가 봐도 10대 소녀들이 어른 흉내를 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늦은 밤인데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배회하는 이 소녀들의 가정은 어떤 가정일까, 저 소녀의 부모는 이혼을 했을까, 누구와 함께 살고 있을까, 학교생활은 잘 적응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가출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부모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참 답답하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가정생활이 힘든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참으로 부모답지 않은 부모로 말미암아 이 소녀들은 눈물과 상처투성이의 사춘기를 맞으며 방황의 질곡 안에 허우적거리는 것을 수없이 보았다.

    한 예로,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재판을 받는 범죄 청소년들의 가정환경을 보면 90%가 부모 이혼이나 아니면 부모답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러기에 창원지법 소년부 판사는 피의자(청소년)의 범죄보다는 범죄를 일으키게 만드는 환경, 즉 그 부모의 올바른 자녀 양육에 대한 훈계와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게 하기 위한 가정생활과 주변환경에 많은 초점을 두고 재판을 진행하곤 했다.

    우리는 사춘기의 한 청소년을 구하기 위해 여러 각도에서 많은 노력을 하지만, 정작 부모나 어른들은 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기보다는 그들을 상대로 돈을 벌기 위한 많은 유해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술이나 담배를 팔고, 모텔 등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 이제라도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주변환경이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아니면 우리 자녀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우리 모두가 유해환경 감시자가 돼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이 유해환경에 노출되면 우리들의 미래는 어둡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나는 부모로서, 아니면 어른으로서 어른다운 행위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청소년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위해 아무런 생각없이 그들에게 유해환경을 제공하는지 반성해 보아야 될 것이다.

    조정혜 창원시 아동여성인권연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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