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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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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새봄을 맞이하며- 나순용(창원시 진해구청 환경미화과장)

  • 기사입력 : 2014-03-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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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은 봄의 시작이다. 아직 날이 덜 풀려 어깨가 움츠러들지만 마음은 벌써 봄을 향해 달려간다. 사계절 중 굳이 봄에만 새봄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새해와 같이 시작의 의미가 있다. 진해구청 뒤 광석골 공원에는 매화가 일찌감치 봉오리를 열고 봄소식을 알린다. 찬 기운 속에서도 매화가 피듯 봄은 어김없이 우리 곁에 오고 있다. 길섶에는 아주 작은 들꽃이 고개를 빼꼼이 내밀었다. 바람살은 한결 부드럽고 개울물 소리도 산책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시가지 청결 상태를 확인하고 시민의 불편이 없는지 살피러 자주 나간다. 마침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후라서 미세먼지로 뿌옇던 공기도 많이 맑아졌고 도로변도 한결 깨끗하다. 가로변에 죽 늘어선 애기동백은 노란 꽃수술을 환하게 드러내며 붉게 웃고 있다. 겨우내 애기동백은 봄을 데려오기 위해 추위 속에서도 시나브로 꽃을 피우고 또 피웠다. 아직 나목(裸木)인 채 줄지어 서있는 아름드리 벚나무들을 보면 경건함마저 든다. 언 땅 아래 깊은 뿌리로부터 힘껏 물을 빨아올리며 새봄을 꽃 피울 채비를 하고 있으리라.

    진해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바다가 눈앞에 있어서인지 겨울이라도 그리 춥지 않고 온화한 편이다. 때문에 사철 꽃을 볼 수 있다. 겨울에도 가로변 화단에 꽃이 피어 있는 도시는 흔치 않을 듯하다. 진해의 봄은 그 어느 곳보다 활기차게 시작된다. 전국 벚꽃 축제 중 가장 먼저 시작하는 군항제를 준비해야 되기 때문이다. 민관군 남녀노소 누구랄 것도 없이 각자가 맡은 곳에서 작은 일부터 큰일까지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한마음이 되어 애쓴다. 각 가정과 점포에서도 집안을 치우고 내집 앞을 먼저 청소하는 마음은 52년을 이어온 꽃 축제 주인으로서의 자부심 바로 그것이다.

    또 이충무공 후예들의 본향인 진해항에는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는 결기 넘치는 젊음이 파도처럼 출렁인다. 머지않아 앞다투어 피는 36만여 그루의 벚꽃에 덮여 꽃구름 속 도시가 될 것이다. 군항제 기간에는 벚꽃처럼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시민들은 일상생활의 불편이 있어도 이를 기꺼이 감수해 준다. 오랜 전통이 말해주듯 해가 거듭될수록 더 친절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해본다. 곧 전국에서 찾아올 손님을 맞이할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은 바쁘다.

    나순용 창원시 진해구청 환경미화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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