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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이 시대 최고의 애국자, 중소기업 CEO- 김현태(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4-03-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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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기업 CEO! 이분들은 필자가 다니는 일터의 주인들이다. 평소 이분들에 대해 갖고 있는 첫 번째 마음은 존경심이다. 한 직장에서 30년 가까이 지켜봤고 학위논문도 연달아 중소기업CEO에 대해 쓰면서 생긴 확신이다. 무엇보다도 필자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을 이분들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가수 태진아가 부른 공전의 히트곡이다. 사장 자리가 그렇다. 사장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오죽하면 ‘경영자 씨앗론’이 나왔을까? 경영자가 될 사람은 그 싹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사장이 되려면 우선 오장육부가 튼튼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받을 돈과 줄 돈 사이에서 피가 마른다. 지급하기로 약속한 날짜가 되면 받을 돈이 이미 들어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때맞추어 받기도 어렵고, 그나마 받기로 한 돈 전부가 들어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렇게 되면 현금흐름의 미스매칭 문제를 풀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한다. 속이 타들어 가고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이렇듯 사장들은 일반인이 감내하기 힘든 각종 스트레스와 긴장에 대한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견딜 만한 튼튼한 오장육부를 갖고 있다면 사장이 될 수 있는 첫 관문은 통과된 셈이다.

    둘째, 사장은 샐러리맨들이 갖지 못한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기업가 정신으로 대변되듯이 기회와 이윤에 대한 동물적 감각을 소유하고 있고 불확실성 하에서 강한 모험심을 발휘한다. 한마디로 비즈니스 감각을 타고났다.

    셋째, 중소기업 사장은 올라운드 플레이어여야 하고 만능이어야 한다. 발로 영업을 뛰고 손수 손톱 밑에 기름때를 묻히며 생산에 참여하며, 생산된 제품에 대해서는 납품을 하고 물품대금이나 외상값 받는 것 까지도 필요할 땐 다 해야 한다. 정말 힘든 자리다.

    기본적으로 ‘중소기업 사장=중소기업’의 이미지를 우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중소기업 경영인들의 공과(功過) 중 긍정적인 면은 애써 외면하고 부정적인 측면을 지나치게 부각시켜온 것 또한 사실이다.

    CEO들이 대우받아야 하는 이유는 세상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생산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해 준다는 점이다. 물론 대가를 지불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누군가 만들어 놓은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거나, 이를 지켜보며 감독하고 규제하는 사람들이다. 이 얼마나 존경받을 만한 일인가? 누군가를 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일이. 그래서 이들의 사명감과 자부심은 대단하다.

    더욱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 있다. 국정의 제1과제이자 세계적인 화두는 일자리 창출이다. 그런 일자리 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이 중소기업 경영자들이다. 소위 9988에서 88%의 일자리를 중소기업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일자리를 갖는 것은 단순히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장성한 자식이 학교를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가정불화가 생긴다. 불화로 집을 나가게 되면 사회안전망을 위협하게 되고 결국 국가적인 중대문제가 된다.

    그렇게 볼 때 과거에는 유관순 열사나 안중근 의사가 애국자였지만, 이 시대에는 중소기업 CEO가 최고 애국자라 아니할 수 없다. 필자는 틈날 때마다 중소기업 CEO는 하느님 다음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얘기하곤 한다. 그들의 역할과 사회적 기여를 생각할 때 이제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대우를 해 줘야 한다. 각종 공적 모임이나 행사 시 이들을 상석으로 모셔야 한다. 중소기업 경영자를 존중하는 사회가 선진 사회다.

    김현태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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