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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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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노후 월급이 필요하다- 문성기(주택금융공사 경남지사장)

  • 기사입력 : 2014-03-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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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한 선배들을 보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친구들과 쉽게 말다툼을 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지인에게 그 친구 험담을 하면서 다시는 안 만난다고 투덜대기도 한다. 사회성이 줄어든 것이다.

    정신 없이 사회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까 그렇기도 하고, 이 즈음에 찾아오는 갱년기 때문이기도 하다. 갱년기가 찾아오면 남자는 남성 호르몬이 줄고 그 대신에 여성 호르몬 분비가 늘어난다. 이는 남자의 사회성에 영향을 미친다. 여자는 그 반대다. 여성 호르몬이 줄고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안 하던 사회활동이 잦아진다. 동창회도 나가고 대인관계도 좋아진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등의 갱년기 증상도 있지만, 사회성 측면에서는 확실히 세련돼진다.

    이럴 때 남자가 잘해야 한다. 남자도 동물인지라 밥 주는 주인(?)에게 순종하기 마련이지만, 돈도 못 벌어오고 소심해진 남편이 아내 눈에는 작아 보일 수 있다. 젊었을 때 벌어놓은 돈이라도 많으면 다행이지만 그런 남자가 얼마나 있겠는가. 노후 컨설팅을 받아 보면,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은퇴 후에 필요한 자금으로 집을 제외하고 보통 10억 원 내외를 제시한다. 과연 그렇게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 정도 돈은 아니더라도 아내와 가끔 국밥이라도 부담 없이 사먹으러 나가고, 지인들의 경조사에 얼굴을 내밀 수 있는 정도의 경제적 여유는 필요하다. 그래야 부부 사이가 편해진다. 노년에 돈이 필요한 이유다. 예전에 어떤 선배로부터 ‘나중을 생각해서 아내 모르게 딴 주머니를 만들어 놓아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제 와 생각하면 참 맞는 말이다.

    그렇게 하지 못했으면 이제라도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고 있는 집이 재산의 전부다. 그래서 노후생활비를 마련하려면 집을 팔거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에서 전세나 월세를 얻고 나머지를 생활자금으로 쓴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런 방법들은 안정된 주거를 오랫동안 보장할 수가 없다. 살고 있던 집에서 죽을 때까지 살면서 매달 받을 수 있는 노후 월급이 필요한 이유이다. 은퇴했거나 앞두고 있는 분들은 노후 월급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문성기 주택금융공사 경남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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