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1일 (수)
전체메뉴

김박사의 한방비타민- 나는 종합병원입니다

  • 기사입력 : 2014-03-24 11:00:00
  •   


  • 얼마 전에 내원한 환자는 80세가 다 돼가는 노인이었다.

    예전에 디스크로 고생하다가 본원에서 치료한 경험이 있는 딸이 모시고 온 터라 이런저런 안부를 전하면서 불편한 곳을 말씀해 보시라고 했더니, 그동안 아팠던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난감하리만치 병증이 복잡했다.

    3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그때부터 허리가 아프고 허벅지, 무릎까지 아프다고 했다.

    무릎이 하도 고통스러워 6개월 전에 수술로 인공관절을 했지만, 여전히 아파서 수술을 잘한다는 다른 병원에 가봤다고 한다. 그랬더니 무릎에 염증이 있다며 재수술을 하자고 해서 지금 어찌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평소 C형 간염 보균과 고혈압이 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혈압약을 먹어도 조절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팔과 어깨가 아파서 옷을 입지 못하고 잠시만 팔을 들고 있으면 어깨가 아프고 힘이 들어 내려야 한다고 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온 몸이 차고 시리다고 했다. 또 허리에 협착증도 있어 허리와 엉치가 아픈 지 오래됐다고 했다.

    아프지 않은 곳이 어디냐고 물으니 ‘저는 종합병원입니다’라고 하면서 웃었다.

    많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곳도 물을 때마다 달라서 종잡을 수 없었지만, 무릎과 허리·엉치 등이 가장 많이 아픈 듯 보였다.

    연세는 많지만 성격이 강직해 슬하에 아들과 딸이 있지만 같이 살기를 거부하고 통영에서 홀로 사시는데, 하도 아프다고 하니 딸이 잠시 동안이라도 편하게 모시고자 창원으로 오시게 했다는 것이다.

    기억력이 많이 떨어질 나이지만, 여전히 총명해 기억력은 딸과 며느리가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했다.

    내게도 “선생님, 저를 낫게 할 자신이 있습니까”라며 당당히 말해 압도당할 정도였다.

    워낙에 병증이 복잡해 아픈 부위를 하나하나 찾아가기보다는 전체적인 체형의 교정과 기혈 순환치료를 했는데, 치료를 받으면서 여기저기 아프던 것이 조금씩 나아졌다. 특히 걸을 때마다 아프던 무릎과 허벅지의 통증이 덜해지자 까탈스럽기만 하던 얼굴에 조금씩 웃음을 띠었다.

    하지만 객지 생활은 아무래도 불편했던지 2주일을 채우지도 못하고 내려간다고 인사를 하러 왔는데, 어쩐지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김인석 창원 시티7한의원 원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문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