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나인'으로 장르극을 성공시킨 tvN의 두 번째 도전은 미스터리 감성 추적극을 표방한 '갑동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드라마는 당시 용의자를 일컫던 '갑동이'를 제목으로 따왔다.

'로열 패밀리'의 권음미 작가가 쓰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 조수원 PD가 연출을 맡았다.

8일 서울 용산의 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조PD는 "최근 장르물이 많아 부담스럽다"면서도 "화성연쇄살인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상처 많은 인물들이 상처를 어떻게 이겨나가고 성장하는지에 더 집중한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권 작가도 "처음 국회도서관에서 갑동이를 발견했을 때 이 이야기가 공소시효에 대한 담론의 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제사건이라는 점이 더 중요했고 화성연쇄살인사건과 디테일이 많이 다르다"고 소개했다.

같은 소재를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에 대해서 권 작가는 "감히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영화가 80년대의 패배적인 분위기를 반영한다면, 드라마의 결말은 달라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17년 전 가상 도시 일탄에서 여자 9명을 죽이고 사라진 갑동이. 드라마는 모방범죄로 추정되는 사건이 다시 발생하면서 시작한다.

과거 용의자로 누명을 쓴 채 억울하게 죽어간 아버지를 위해 형사가 된 하무염(윤상현 분)을 중심으로 갑동이에 대해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진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그린다.

상반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치료감호소의 정신과 의사 오마리아(김민정), 사이코패스 성향을 감춘 채 평범한 바리스타로 사는 류태오(이준), 하무염만을 바라보는 웹툰 작가 마지울(김지원), 그리고 17년 전 하무염의 아버지를 용의자로 지목한 형사 양철곤(성동일)이다.

하무염은 아버지를 짐승이라고, 자신을 짐승새끼라고 불렀던 양철곤과 같은 경찰서에서 다시 만나 맞부딪친다.

윤상현은 "노래의 꿈을 꾸다 연기의 꿈을 꾸기 시작한 계기가 영화 '살인의 추억'이다. 송강호의 형사 연기를 보면서 저런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면서도 "코믹하고 재미있는 역할을 많이 하다 처음 장르물에서 형사 역할을 맡아 부담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뛰고 싸우면서 몸 쓰는 장면이 많은데 체력이 좋지 않아 고심을 많이 했습니다. 여전히 재밌고 코믹한 연기가 좋고, 성동일 선배처럼 주연이 아니더라도 작품의 맛을 살리는 감초 역할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많고요. 그런데 촬영을 시작하고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 캐릭터가 몸에 배면서 장르물도 별것 아니구나, 맞춰서 연기하면 되는구나 배워가고 있습니다."

'갑동이'는 11일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8시40분 방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