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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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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1억 넘는 연봉- 이상규 정치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4-1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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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들을 주눅 들게 하는 뉴스 가운데 하나는 잊혀질 만하면 나오는 억대 연봉자 관련된 내용이다. 직장인의 평균임금에 대한 통계는 발표기관마다 다르긴 한데 KB국민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월평균 임금은 329만9000원이다. 이게 맞다고 보면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4000만~5000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연봉을 받는 보통의 직장인에게 1억 연봉자에 대한 이야기는 부러움과 자괴감을 동시에 들게 한다.

    ▼김훈 소설가의 말처럼 남성은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평생 벗어날 수밖에 없는 존재다. 태고 이래 남자는 밖에 나가 밥벌이를 해 아내와 자식들을 먹여 살려 왔다. 현대의 직장인이 받는 월급 혹은 연봉은 그 옛날 남성이 사냥과 수렵으로 거둬들인 수확량에 비견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고액 연봉자는, 원시시대 한 가족이 배불리 먹을 수 있을 만큼 사냥을 잘하는 뛰어난 사냥꾼으로 볼 수 있다.

    ▼금감원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연봉 1억원이 넘는 직장인이 4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연봉이 3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도 점차 늘어나 임금을 통한 소득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연말정산 신청자 중 과세대상근로소득(총급여)이 1억원 넘는 근로자는 41만5475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연말정산 신청자의 2.6%에 해당한다. 총급여가 1억원이 넘는 근로자는 4년 전인 2008년에는 전체 연말정산 신청자의 1.4%인 19만4939명이었다. 이 중에서 총급여 5억원 초과 근로자는 2012년 6098명까지 불어났다.

    ▼연봉은 직장인을 평가하는 가장 냉정하고 객관적인 척도다. 세상 모든 밥벌이가 다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현대사회는 그래도 연봉이 높으면 능력 있는 사람, 낮으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평가한다. 연봉 1억원이 안 되는 직장인의 한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이 나와 연봉이 비슷하거나 더 처지는 사람을 보며 마음의 위로를 찾는다. 총급여 3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2008년 976만9210명에서 2012년 1016만159명으로 4년 만에 4.0% 증가했단다. 그런데 연봉 3000만원 이하이거나 아예 실직 상태인 사람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이상규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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