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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5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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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교감·학생 ‘눈물속 발인’

담임교사 2명 장례도 차례로 이어져
동료·친구 등 참석해 숙연한 분위기

  • 기사입력 : 2014-04-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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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새벽 침몰 여객선 세월호에서는 구조됐지만 결국 숨진 채 발견된 안산 단원고 교감의 장례식이 열려 운구차량이 단원고 운동장을 돈 뒤 학교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객선 침몰사고 발생 엿새째인 21일,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단원고 강모(52) 교감의 장례식이 엄수됐다.

    장례식은 이날 오전 4시 30분께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 강 교감의 유족과 동료, 선후배 교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교감의 동료, 선후배 교원은 한 손으로 입을 막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하고 운구행렬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강 교감의 시신을 태운 운구차는 그의 마지막 부임지가 된 단원고 운동장과 자택을 한바퀴 돌고서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다.

    강 교감은 단원고 학생 325명이 탄 여객선이 침몰한 사고가 난지 3일 만인 지난 18일 오전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달라.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며 자책하는 글이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교사로 임용돼 30년 가까이 교직에 몸담아 온 강 교감은 올해 3월 단원고 부임해 한달 반가량 근무했다.

    앞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교사들과 학생들의 장례식이 20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5시께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 2학년 4반 장진용 군의 발인식이 유족 20여명과 친구들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숙연하게 치러졌다.

    학생 희생자 중에서 첫 장례식인 탓에 빈소에는 더욱 비통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장 군의 친구들은 새벽 시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발인식 전부터 모여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듯 고개를 떨어뜨리거나 눈물을 훔쳤다. 운구차를 따라 유족과 친구들의 긴 행렬이 이어질 땐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이후 한시간 간격으로 같은 반 안준혁 군, 6반 담임 남윤철 교사, 3반 담임 김초원 교사의 장례식이 차례로 치러졌다. 장례식 내내 자식 잃은 부모, 제자 잃은 교사, 친구 잃은 학생들이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오전 7시께 열린 남 교사의 장례식에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남 교사의 마지막길을 배웅하러 신부와 성당 교우들이 참석해 애도했다.

    남 교사는 사고 당시 배에 마지막까지 남아 학생들을 대피시키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세상에 감동을 주고 떠났다.

    이어서 오전 8시께 김초원 교사의 유족들은 운구차가 떠나기 전까지 ‘초원아’를 목놓아 부르며 통곡했다.

    올해 처음 담임을 맡은 김 교사는 생일날 사고를 당해 유명을 달리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전국민의 안타까움을 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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