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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후보자 식당출입 삼가기’에 얽힌 사연- 전강준(사회2부 부장)

  • 기사입력 : 2014-04-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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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령의 군수·도의원 후보들이 최근 선거 전까지 관내 식당 출입을 삼가기로 약속했다. 선거를 앞두고 한 표를 읍소하기 위해 식당을 들락날락하는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들은 6·4지방선거와 관련, “무분별하게 식당을 출입해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식당 이용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라며 선거일까지 관내 식당에 들어가 지지호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

    군수 출마자 4명과 도의원 출마자 4명이 일단 공감했다. 여기에 의령읍 군의회 출마자 5명이 참석했으나 후보자 간의 잣대에 따라 이견이 나왔다.

    그럼 이 같은 결정이 나오기까지 어떤 일이 식당가에서 벌어졌을까.

    결론은 밥 한번 먹기 힘들다는 것이다. 의령읍내 식당이라곤 거기서 거기다. 유권자들이 몰리는 저녁시간 때와 단체모임이 있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나타난다. 한두 명도 아니고 군수 후보가 빠져나가면 도의원 후보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이어 군의원 후보도 얼굴을 내비친다.

    그곳에 있는 이용자들은 일어서서 인사하고, 악수하고, 앉고, 일어서고, 인사하고, 앉고. 밥자리 한 번 하는데 많게는 10여 차례 일어난다. 한두 명이 다녀가면 이해할 만도 한데 10여명이 다녀가니 짜증스러워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특히 후보 경선이 임박해지자 한 표가 급한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그래서 후보자들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일어나는 민폐를 스스로 없애기로 한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 때도 이 같은 의견이 있었으나 이뤄지지 못한 것을 감안한 듯했다.

    하지만 좋은 의도와는 달리 문제점도 있었다.

    첫 정치에 입문하는 읍내지역 출마 일부 의원후보들은 이 같은 결정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인지도 면에서 가뜩이나 불리한데 식당에서 얼굴을 알릴 수 없다면 기존 의원들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군의원 후보들 간 찬반양론의 다른 잣대가 있어 군의원 후보의 읍내식당 출입은 전원 동참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후보자 스스로가 민폐를 없애려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모두가 지켜질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의도 자체는 타 지역도 본받을 만하다.

    이젠 선거가 한 달 보름 정도 남았다. 서민 유권자들이 딱 대접받는 시기다. 후보자들이 이 식당 저 식당을 기웃거리는 낮은 자세도 볼 수 있지만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다.

    유권자들은 그들의 겉치레 인사가 아니라 식당에서 편하게 식사하며 후보자들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눈이 아닐까 싶다.

    전강준 사회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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