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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동중 야구부- 시골학교 야구부 ‘꼴찌들의 기적’

  • 기사입력 : 2014-05-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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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전국중학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양산 원동중 야구부./원동중 제공/



    2013년 8월 4일 부산 구덕야구장은 승리의 환호성과 함께 감격의 눈물바다가 됐다. 전교생이 51명밖에 되지 않는 시골학교 야구부가 불과 창단 2년 만에 전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인 제43회 대통령기 전국중학교야구대회에서 우승했다.

    우승기를 품에 안은 양산 원동중학교는 2010년만 해도 재학생이 20여명밖에 안 돼 폐교 직전까지 몰렸다. 지역 주민, 동창회, 학교의 노력으로 ‘야구특성화학교’로 지정받으면서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교생 39명 전원이 대한야구협회에 등록하는 조건이었다.

    과정은 힘들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가진 것은 막연한 꿈밖에 없었다. 신생팀, 그것도 시골학교 감독을 구한다는 것부터 어려웠다. 다행히 막 지도자의 길에 들어선 한화이글스 출신 신민기씨가 감독직을 수락했다.

    하지만 선수 선발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공개오디션을 했지만, 야구를 잘하는 아이가 아닌 야구를 할 수 있을 법한 아이들을 선별하는 데 그쳤다. 그저 야구가 좋아서 테스트에 임한 아이, 다른 학교에서 실력부진으로 퇴출당한 아이, 한 번도 공을 잡아보지 않은 아이 등…. 우여곡절 끝에 비록 루저라고 불렸지만 가능성 하나만을 두고 최종 선발된 13명의 아이들. 원동중학교 야구부는 이렇게 탄생했다.

    야구가 좋아서, 단지 야구가 하고 싶어서 모인 꼴찌들의 기적 같은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원동중 야구부의 창단에서 우승까지 2년간 야구부 아이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야구부를 만들고 지켜가는 양산시 원동면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극화했다.

    작가 김형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자 했다. 발랄하고 감성적인 문체에 생생한 현장 취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사실감 있게 서술했다. 도시집중화와 출산율 저하로 많은 시골학교가 폐교의 위기에 처한 현실을 대처하는 방법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창단 2년 만에 전국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룬 동시에 ‘꼴찌들의 신화’를 만들어낸 장소답지 않게 운동장은 협소했다. 도대체 그런 곳에서 어떻게 전국우승이라는 신화를 창조했는지 의문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의문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 나는 운동장에 어지럽게 나 있는 무수한 발자국과 흰색인지 진회색인지 구분할 수 없는 너덜너덜한 베이스, 숱한 배팅으로 군데군데 늘어진 야구망을 보면서 그들의 고된 훈련과정을 떠올렸다. 말 그대로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의 고백이다.

    원동중 야구부의 진솔한 이야기는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무한한 상상력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소설과는 다르다. 팩션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절망, 좌절, 용기, 희망 등의 현장감이 청소년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김형주 저, 책에이름 간, 1만2000원

    정오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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