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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교훈과 6·4지방선거- 김재익(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4-05-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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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지 20일이 훌쩍 넘었다. 사고 초기 안타까움에 가슴이 미어질 듯했지만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는 못했다. 차가운 바닷물 속에 잠겨 있는 300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들의 생환 소식이 들려올까 하는 기대감에서였다. 시간이 갈수록 기대는 절망으로 바뀌고, 차마 슬픈 얘기들을 듣기 어려워서 애써 텔레비전을 외면해 왔다. 조금씩 드러나는 사고 원인은 돈 앞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저렇게 내팽개칠 수 있는지에 대해 분노하게 한다.

    이번 사고는 돈 되는 화물 싣기에 급급한 과적이 주 원인이다. 선사의 무리한 운항을 지도 감독해야 할 해운조합이나 선주협회 등은 ‘해피아’로 불리는 관련 부처 공무원 출신들이 포진해 있는 탓에 그저 방관자 역할에 충실했을 뿐이다. 사고 당시 해경의 승객 구조에 대한 미흡한 역할과 사고 후 각 부처의 위기 대응 능력은 경제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나라인지를 의심케 한다.

    세월호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서울 지하철 추돌사고는 또 한번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그렇게 안전을 강조했건만 사고는 또 터졌다. 이 사고 역시 안전불감증이 부른 구조적 문제이다. 사회의 안전 시스템이 왜 이리 끝도 없이 엉망일까에 대해 깊은 회의감이 들게 한다.

    우리나라는 사회 전반에 걸쳐 법과 제도가 비교적 잘 정비된 국가 중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후진국형 사고가 이어지는 건가. 결국 잘 갖춰진 법과 제도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사람의 문제이다. 사건 사고만 터졌다 하면 신설하는 새로운 기구는 옥상옥(屋上屋)일 뿐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2012년 위싱턴에 있는 기관인 ‘세계 사법정의 프로젝트’가 조사한 세계에서 가장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부 순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조사는 2500여명의 전문가를 동원해 48개 관점에서 세계 각국의 법치주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다. 1위는 덴마크였으며, 2위 스웨덴, 3위 노르웨이, 4위 핀란드로 북유럽 국가가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28위였다.

    상위권에 포진한 나라들은 세부 조사 항목을 보면 하나같이 부정부패와 사법정의에 대한 엄격한 원칙이 바로 서 있었다. 정부와 국가기관은 공정하고 깨끗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것이다. 이런 공정성은 국가 시스템을 올바르게 작동시킬 수 있어 대형 재난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세월호를 계기로 본 우리나라의 국가 시스템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6·4지방선거가 진행중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며 그중에는 시스템을 잘 이끌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일도 들어 있다. 단체장으로 당선 후 선거 공신들이나 재임 기간 동안 수족이 되어 준 공무원들을 산하 기관이나 협회 등에 자리를 나눠줘서는 안 된다.

    도내 한 단체장은 당선 후 보은인사에 대한 지적이 일자 “인사권은 내 권한”이라며 무시했다. 인사권이 단체장 자신에게 있다는 것은 오만불손한 생각이다. 인사권은 당선 순간 국민들이 건네주는 위임된 권한이라는 의미를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는 단체장들은 유념해야 한다.

    세월호의 교훈에서 보듯 안전한 사회의 구축은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 법과 제도, 매뉴얼을 전문가들이 잘 운용한다면 그만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이 원칙 하에 돌아갈 때 우리 사회의 적폐는 사라지고 대형 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 사람 사는 세상에 사고가 없을 수야 없겠지만 최소한 이번과 같은 후진국형 사고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단체장 후보들은 인사가 만사라는 평범한 진리를 새기면서 선거에 임해야 한다.

    김재익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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