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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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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선거 끝나면… 또 을이 되겠지- 김용대(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14-05-1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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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지방선거 후보들이 오늘부터 공식적으로 등록한다. 여야 각 정당들은 지난 13일 6·4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과 도의회 시·군의회의원 후보들을 사실상 모두 확정해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전환했다.

    일주일 후인 22일부터는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예년에 비해 많이 조용할 것 같다. 선거의 특징을 놓고 본다면 선거운동이 조용할 따름이지 선거 자체가 조용해질 수는 없다. 아쉬운 것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대부분의 선거 이슈가 실종된 것 같다.

    선거 이슈가 사라진다는 것은 자칫 선거를 통해 지역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고 발전을 견인할 정책도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꼭 다뤄야 할 주요 의제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각 정당들은 공약집을 내고 유권자들에게 손을 내민다. 이구동성으로 인재뿐만 아니라 어떤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내겠다는 안전공약, 실업자 모두를 구제하고도 남을 일자리 창출과 지역개발 공약에, 듣기만 해도 달콤한 복지공약들까지.

    이 공약들이 모두 지켜진다면 4년 이내에 대한민국은 복지 선진국이 된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다 안다. 지켜지지 않을 약속이 더 많다는 사실을. 또 선거 기간 동안에는 유권자들이 갑이지만, 6월 4일 이후에는 유권자들이 을이 된다는 사실도 안다.

    출마자들도 다 안다. 유권자들이 알면서도 투표를 하지 않을 수 없고, 누군가를 뽑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또 유권자들은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두지 않고, 빛을 발하는 공약에 잘 현혹된다는 사실도 안다.

    이번 선거에서 실종된 이슈 중에는 심화되는 중앙과 지방의 경제적 양극화에 대한 해소 방안을 비롯해 중앙권력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분권문제, 중앙사무임에도 지방정부가 부담하고 있는 복지비 문제, 경남에만 없는 약대와 로스쿨 유치 문제 등은 여야 모두의 공약에서 보이지 않는다.

    실현될지도 불투명하거나, 이미 예고돼 있는 정책, 과거에 나왔던 공약만 재탕 삼탕으로 제시하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자치단체장들은 애써 어려운 문제를 들춰내지 않으려 하고, 당선이 어려운 사람들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헐뜯는 데서 반사이익을 누리려 한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지역의 시급하고도 당면한 문제를 약속하는 후보들이 적을 수밖에 없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이 엄청난 일이 왜 벌어졌는지, 궁극적으로 누구의 잘못인지에 대해 유권자들은 눈뜨기 시작했다.

    프랑스 지성인 자크 아탈리의 말처럼 ‘과연 우리가 지금과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이 정치’라고 할 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바람직하게 바꾸려면 어찌 해야 할까. 또 6월 5일부터 당선된 갑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이 짧은 기간 슈퍼갑이 되는 수밖에 없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적으면 적을수록 사람들의 의식과 시야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지만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김용대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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