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8일 (수)
전체메뉴

[가고파] 가족여행- 조윤제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5-16 11:00:00
  •   


  • 여행하기 참 좋은 계절이다. 가정의 달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중요 기념일이 있어 여행 가야 하는 이유도 많지만 다니기에도 좋은 날씨여서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자연환경은 연둣빛 색채를 한껏 발산하고, 도로에서 자라는 온갖 꽃들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동심도 자극한다. 그래서 며칠 전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여느 가족도 마찬가지겠지만 봄과 가을철 가족여행은 기본이 됐고, 여름 휴가철에는 당연히 여행을 계획해야 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형제들이 함께 가족여행을 다녀온 기억이 없다. 부모님은 생계유지와 자식 교육시키기 바빴고, 형제들은 여름·겨울방학 조부모님, 외조부모님 댁에 놀러가는 것이 유일했다. 그래서 학교 수학여행은 인기 최고였다. 3박4일 정도로 이른 아침 버스를 타고 떠나는 수학여행은 학창시절 온갖 스트레스를 날려주기에 충분했다. 설악산의 기암괴석, 석류동굴의 진귀한 풍경, 천년 고도 경주의 문화유산을 둘러본 기억이 또렷하고, 그 ‘인증샷’이 빛바랜 사진으로 남아 있다.

    ▼수학여행을 하자, 말자는 말들이 많다. 대놓고 가기 어렵고, 마냥 취소하기도 힘든 모양이다. 한국교총이 올 스승의날을 앞두고 설문조사를 했는데, 전국 교원 절반가량이 수학여행을 완전 폐지했으면 한다고 응답했다. 또 교원들은 학교 바깥 활동 중 가장 위험한 분야가 수학여행이라고 답했다. 사고 위험이 높은 수학여행을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온당한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대목이다.

    ▼요즘 웬만한 가정에서 유명 관광지 여행을 다녀오지 않는 집이 없다는 것도 수학여행 폐지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30~40년 전 수학여행 대상지였던 명소가 가족단위 휴양지 또는 관광코스가 된 지 오래고, 여행을 좋아하는 가족이라면 가족 자체적으로 테마여행 또는 제주도·일본 등 가까운 곳을 곧잘 다녀오는데 수학여행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7080세대 추억의 한편을 장식하고 있는 수학여행이 우환거리가 된 듯해 씁쓸하다.

    조윤제 사회부 부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