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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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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왜 우리는 아직도 이러고 있는가?- 오병후(창원기술정공 대표)

  • 기사입력 : 2014-06-0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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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으로 답답한 시간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흘러가는 세월조차 답답한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는 모든 것이 잘못되어 갈 것 같은, 아니 머릿속의 생각들이 비정상적으로만 될 것 같은 현실에 스스로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리려고 노력도 하고 그 마음을 고쳐먹지만 여전히 요즘 돌아가는 사회 이슈들과 잘못되어 가고 있는 듯한 현실이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우리가 바라는 대로 모두가 편안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중소기업의 CEO입니다. 우리 중소기업의 현실인 대중소기업 관계와 우리 중소기업인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수년 동안 그토록 ‘바뀌어야 한다’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그렇게들 외치면서 조직도 만들고, 그것도 부족해서 정부의 최고위직까지 나섰지만, 지금 어느 조직 하나 원안대로 움직이는 곳은 없다고 봅니다. 왜 아직도 이러고 있는 걸까요?

    지금껏 잘못되어 가고 있는 부분을 다시금 바로잡아보겠다고 다들 소리가 요란하게 움직여 보지만, 우리 중소기업인들이 보기에는 허공의 메아리일 뿐, 대중소상생위, 공정거래위, 기타 유관기관 등이 수도 없이 중소기업들을 불러서 사례조사를 하고 개선을 한다 했지만, 변한 건 불공정 사례를 더욱 더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방법과 변하지 않은 건 대중소 관계인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런 모든 것들이 예전의 기대와 다르게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기다리다 보니 결국엔 우리가(중소기업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느끼는 겁니다. 그래서 ‘갑’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수긍을 해버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우리에겐 건전한 거래, 공정한 거래, 동등한 거래 등은 애초부터 ‘갑’과 ‘을’ 관계에서는 없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우리가 늘상 그래왔듯이 그것들이 우리 머릿속에서 잊혀져가고 있고 이런 걸 해야 하나 할 정도로 지쳤고 무뎌지고 있습니다. 경기가 어렵고 중소기업의 현실이 너무 열악해 우선 먹고살기가 급급하다 보니 배부른 밥상은 사치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한편으로 보면 ‘갑’과 ‘을’의 관계는 ‘을’이 선택되는 것은 ‘갑’에게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갑’의 조건에 맞아져야 거래가 성사되는 겁니다. 자본주의 국가에선 이익이 되는 ‘을’을 ‘갑’이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것이 잘못됐다고 하진 않습니다. 또한 ‘을’의 기업들이 ‘갑’의 이익을 공유하자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갑’이 이익이 나면, ‘갑’의 직원들이 임금이 올라가고, 복지가 향상되면 ‘갑’에게 납품하는 ‘을’의 직원들에게도 최소한 반영돼야 하는 게 동반성장의 기본틀이라 생각됩니다.

    이런 반면에 우리 중소기업인도 반성해야 될 많은 부분들도 있습니다. 일부에 국한된 일일지 모르지만 적극적이지 못한 사업운영과 수동적인 대중소 관계, 부지런함과 근면함을 뒤로한 채 본인의 편안함과 여가만 챙기는 행태, 남이 만들어 놓은 자리에 힘 안들이고 편승하려는 생각, 이런 모든 것들은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사회로부터 우리 중소기업인이 외면당하는 한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중소기업인 우리도 우리의 ‘갑’에게 흠 잡히지 않는 깔끔한 행동과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며,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는지도 지켜보며, 항상 검소하고 부지런하며 사회와 주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바람직한 CEO의 길을 가야 할 것입니다.

    오병후 창원기술정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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