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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관사 재건축 무산은 언론 탓?- 김재익(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4-08-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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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지사 관사 재건축 문제를 얘기해 보자. 관사는 경남도가 지난달 28일 재건축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해 이미 이슈에서 비껴났다. 그럼에도, 재건축 철회의 책임을 언론으로 돌리는 일부 도의원이 있어 다시 거론해본다. 여기에 더해 경남도 고위 관계자는 도의원들의 주장에 맞장구를 치고 있어 본말이 호도되는 느낌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경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으로 돌아가본다. 새누리당 예상원 도의원은 “여론을 언론이 똑바로 전달해야 되지 않느냐. 언론이 잘못 알리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언론 때문에) 도민들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사 관사 재건축이 무산된 것은 지역 언론이 재건축과 관련해 잘못된 여론을 형성해서 결국 경남도가 철회하게 됐다는 요지이다.

    이에 대한 윤한홍 행정부지사의 답변은 한술 더 뜬다. 윤 부지사는 “설명이 부족해 (언론에) 잘못 알려졌고 이로 인해 호화 관사 오해를 낳았다. 실제 내용과 다르게 부풀려졌다. 의원님들이 도와줬는데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경남도가 예산 심의 전 언론이나 도의회에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부분은 은근슬쩍 넘어가면서 보도가 부풀려졌다고 항변하기 바쁘다. 재건축 무산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도의원을 두둔하기에 급급하다.

    재건축 문제가 과연 언론이 침소봉대했는지, 경남도가 역할을 잘못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사 관사 재건축 문제가 처음 보도된 것은 지난달 17일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관사는 신축한 지 30년이 지나 시설물이 낡아 재건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재건축 예산 12억원과 관련해 철거와 설계비 1억원을 제외한 건축비 11억원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경남도는 호화 논란이 일자 그제서야 건축비에 대한 설명에 나선다. 관사 재건축 비용 중 설계비를 제외한 11억원 가운데 부지 뒤편 옹벽 설치 등 토목공사비 1억2000만원과 친환경 에너지설비 1억원 등을 제외하면 순수 건축비는 8억3000만원이라고 했다. 연건평 100평 규모여서 평당 830만원이다. 이 건축비는 또 내려간다. 윤한홍 부지사는 3일 전 도의회 예결위에서 “건축비는 50%이고 나머지는 부대공사 비용”이라며 평당 550만원이라고 얘기한다. 재건축비는 평당 1000만원에서 비난 여론이 높을수록 830만원으로, 다시 550만원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건축비 하나를 놓고도 상황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면 어느 도민이 도정을 신뢰하겠는가.

    지사 관사 문제를 얘기하는 김에 관사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관사는 단순히 건축 규모나 건축비만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그 관사에서 국내외 투자자를 초대해 투자 및 통상 활동을 효율적으로 한다면 많은 예산을 들여 호화스럽고 화려해도 나쁘지 않다. 관사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러나 홍 지사는 취임 후 관사를 이러한 용도로 활용한다고 들어본 적이 없다. 지사 부부가 거처하는 기능의 관사에 예산 12억원을 들여 재건축하는 데 동의할 도민은 없을 것이다. 행여 가까운 미래에 재건축을 해야 할 시기가 오면 관사의 기능을 먼저 생각하고 규모를 정해야 한다.

    관사 재건축 철회는 시의적절했다. 경남도의 행정행위가 항상 옳을 수는 없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밀고나가는 것이 큰 잘못이지, 인정하고 시정하는 모습은 바람직한 일이다. 경남도는 어제 관사 신축과 관련한 공무원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했다. 이번 관사 파문을 언론의 책임으로 볼 수 없는 마무리 인사이다. 홍준표 지사의 제2기 도정이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경남도나 도의회가 사소한 문제를 언론탓하고 있을 만큼 한가로운 시기가 아니다. 도정의 두 축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하는 많은 현안들이 놓여 있다.

    김재익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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