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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전쟁과 경제- 박평구(LG전자 창원경영지원담당 상무)

  • 기사입력 : 2014-09-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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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이라크를 공습하기로 결정한 8월 초, 전 세계 유가는 일제히 상승하며 요동쳤다. 그보다 앞선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도 러시아 증시가 12% 폭락한 것은 물론 세계 각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러시아발 악재는 서방의 경제 제재와 러시아의 맞대응에 따른 유럽 증시 폭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증시도 이라크 공습과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라는 악재를 만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연이은 전쟁과 그에 따른 파장이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인류는 역사상 한순간도 전쟁을 멈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전쟁은 경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변수다. 시장경제 시대로 들어서면서부터 전쟁은 경제적 손실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 우선 전쟁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시장에 불확실성을 극대화한다. 일단 전쟁의 징후가 나타나면 금융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한다. 개별 경제 주체의 심리 위축은 주가 폭락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전쟁에 대한 공포는 우선 경제활동을 경색시킨다. 소비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단기적으로는 경기를 냉각시킨다.

    근현대사를 살펴보면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조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경기회복기에 일어난 전쟁은 고용률 상승과 경기 부양 효과를 낳는다. 미국 대공황이 끝날 무렵 일어난 2차 세계대전은 군수물자 생산 수요를 일으키는 한편 징집에 따른 생산인력 부족으로 고용률을 대폭 상승시켰다. 반대로 경기하강기에 일어난 전쟁은 경기를 더 침체시키고 성장률을 급락하게 만든다. 경기하강 국면이었던 2003년에 일어난 이라크 전쟁은 소비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등 부작용을 낳았다.

    경제성장과 함께 전쟁은 기술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2차 세계대전에서 참전국들은 로켓 등 무기뿐만 아니라 비행기, 자동차, 선박 등 운송수단의 획기적 발전을 이뤘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거치면서 자동차와 선박 제조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또한 걸프전은 CNN으로 생중계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사일이 발사되고 명중하는 모습을 마치 게임화면을 보는 것처럼 전 세계인이 지켜봤다. 이 전쟁을 통해 컴퓨터와 통신 등 IT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이처럼 전쟁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존재해 왔고 경제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반도가 휴전 상태임을 생각하면 우리도 결코 전쟁을 남의 일로만 생각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사 자체가 전쟁의 위기에서 기회를 창출한 사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전쟁도 우리가 극복해야 할 환경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서 지금의 성장을 이뤄냈다. 그동안 쌓인 노하우와 기술은 전쟁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나라들에 도움이 되고 있다. 아직도 진행 중인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에 한국기업들이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성과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전쟁 속을 잘 들여다보면, 관점에 따라서 전후 복구사업 등 다양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WTO체제 출범 20년이 지나면서 전 세계적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세계 속에서 전쟁을 위기로만 볼 게 아니라 발상의 전환으로 기회로 만드는 도전 정신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박평구 LG전자 창원경영지원담당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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