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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진주 혁신도시- 김재익(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4-09-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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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3일 경상대에서는 진주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8개 공공기관 주최로 도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가 열린다.

    아쉬운 것은 도내 23개 대학생이 설명회에 참여하지만 하반기 채용 인원은 모두 14명이다. 한 대학에 한 명꼴도 되지 않는다. 이전 공공기관들이 올해 전체 채용인원 475명 가운데 10%를 지역 대학 출신으로 채용하는데 상반기에 33명을 뽑았기 때문이다.


    진주 혁신도시가 완공 단계에 접어들고 이전 기관들이 하나둘 입주하면서 모습을 갖춰 가고 있다. 현재 중앙관세분석소를 비롯한 4개 기관이 입주를 마쳤다. 내년까지 모두 11개 기관이 이전을 완료하면 3500여명이 근무하게 된다.

    혁신도시가 지방분권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 혁신도시의 자생력은 지역인재의 채용 확대를 통한 지역화와 이전기관 직원들의 가족 이주 비율 등 두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전 공공기관들은 아직까지 지역인재의 채용에 소극적이다. 지역 출신 선발비율을 높이면 그만큼 전국의 우수인재를 확보하지 못한다는 우려를 앞세운다. 정부는 대학에서의 취업설명회와 함께 이전기관과 지역대학 간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통해 우대 채용을 유도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한계가 있다.

    새누리당 이강후 의원이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비율 의무화를 내용으로 발의한 ‘혁신도시 특별법’ 수정안의 처리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전 공공기관들의 가족동반 이주 비율이 낮은 것은 큰 걱정거리이다. 가족들을 서울 등에 남겨둔 채 대부분 ‘나홀로 이주’해 근무한다. 몸은 지방에 내려와 있지만 마음은 서울 등 가족이 있는 곳에 가 있는 ‘기러기’들이다. 삶의 터전이 갑자기 바뀌면서 가족동반 이주가 어려운 사정은 있겠지만 혁신도시의 자생력이라는 점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국토교통부가 전국 10개 혁신도시 전수조사 결과, 각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의 가족 동반 비율은 25.3%에 불과했다. 진주 혁신도시는 23.0%로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상 기관 중 가장 규모가 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옥 신축 중으로 아직 입주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라면 LH 등 나머지 기관들의 가족동반 이주 비율이 높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혁신도시는 중앙에 있는 공공기관을 단순히 지방으로 사옥만 옮겨 조성되는 것이 아니다. 이전 기관의 임직원이 가족과 함께 이주해 경제의 지역거점을 형성함으로써 지역발전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는 나아가 수도권과 지방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도 이룰 수 있다. 그러자면 가족동반 이주는 혁신도시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이라고 해서 명분만으로 이주를 요구하기는 어렵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수도권에서 생활하다 멀리 떨어진 진주라는 도시로의 이주는 한 가정으로 보면 중대 결정에 해당된다.

    그들이 당장은 어렵더라도 향후 자연스럽게 이주를 계획할 수 있도록 교육, 교통, 의료, 문화시설 등 정주 여건을 빠른 시일 내에 갖춰야 한다.

    진주시는 나름대로 이주 대책을 많이 내놨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이전 기관 임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이주하지 않는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해 그에 맞는 맞춤형 지원정책을 펴야 한다.

    ‘기러기’는 지역발전을 원하는 진주시나, 가족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오가는 본인에게나 서로 피곤할 뿐이다.

    ‘기러기’가 줄어 들고 ‘텃새’가 늘어나야 진주 혁신도시는 성공적으로 연착륙한다.

    김재익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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