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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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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최고위원 사퇴 … 대권 승부수 던졌나?

전화통화서 “개헌 앞서 경제활성화법 처리 절박함 알리려는 것” 밝혀
정치권 “김무성 대표와 청와대 갈등 틈타 대선경쟁서 추월 시도” 해석

  • 기사입력 : 2014-10-2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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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직 사퇴를 표명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새누리당 김태호(김해을) 의원이 23일 최고위원직을 돌연 사퇴한 배경에 다양한 해석이 나돌고 있다.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예상을 깨고 3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는데 불과 100여일 만에 돌발사퇴라는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사퇴선언 이후 휴대전화 전원을 껐던 그는 24일 오전 경남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사퇴명분의 주된 요지는 개헌이다. 쿨하게 정치권에서 경제활성화 법안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 다음에 개헌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그게 기저에 깔린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기득권이라는게 최고위원직인데 그걸 던져서라도 여야에 절박함을 보여주고자 하는게 메시지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무성 대표와 23일 저녁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30분 정도 만났다. 김 대표는 “김 의원이 사퇴의사를 고수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최고위원의 사퇴 카드 속내는 차기 대권을 향한 승부수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김무성 대표 비판= 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국감을 위해 외통위원으로서 중동의 알제리 등 5개국에 다녀왔다. 포스트 오일 이후를 생각하면서 엄청난 상상력과 창의력을 동원해 국가 미래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봤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곳에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봤다. 진영논리로 모든 미래를 발목 잡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 너무나 가슴 아팠다”고 현 정치 상황을 꼬집었다. 대외적으로 내세운 최고위원직 사퇴의 명분이다.

    그는 특히 여당 지도부의 무능에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를 향해 “이번 정기국회에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경제활성화법을 직을 걸고 통과시켜야 한다”며 “국회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 곳인지, 밥만 축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말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의 최근 ‘개헌의 최적기’ 발언을 겨냥, “‘개헌이 골든타임’이라며 대통령에게 염장을 뿌렸다. 아마 (대통령은) 많이 가슴 아프실 것”이라며 “오죽했으면 ‘국회 의무를 다 하지 못하면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대통령께서 해서는 안 될 말씀까지 하셨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세비반납 발언을 간접 비판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현 시점에서의 개헌 논의는 민생법안 처리보다 후순위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호 “사퇴철회 없다”= 김 최고위원은 사퇴선언 직후 휴대전화 전원을 껐다. 하지만 이날 저녁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무성 대표와 만났다. 각각 따로 약속이 있었고 공교롭게 약속 장소가 같았다고 해명했다. 약 30분 정도 얘기를 나눴지만 김 최고위원은 사퇴고집을 꺾지 않았다. 김 대표는 “경제활성화 법안을 같이 논의해서 처리하도록 노력하자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말을 안듣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대통령에 염장 발언은 김무성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 국회를 두고 한 말’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김 최고위원이 친박계와 암묵적 교감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적지않다. 현재 거론되는 대부분의 ‘대권잠룡’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먼저 손을 내밀며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얘기다. 차기 대권은 현재의 권력과 손을 잡지 않고는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대권경쟁자인 김무성 대표가 최근 개헌론과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으면서 연거푸 수세에 몰린 상황을 틈타 차기 대선가도에서 과감한 ‘추월’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24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내가 그런 식으로 정치를 하는 사람은 아니지 않나. 정치적으로 덕을 보기 위해 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이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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