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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6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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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황후 신행길 축제, 김해가 부산 들러리 전락

‘허왕후 신행길 축제’ 부산서 주도
수로왕릉 일대에선 연계축제만
“주객전도… 부산의 들러리” 비판

  • 기사입력 : 2014-11-0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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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수릉원 입구에 있는 허황옥 동상./경남신문 DB/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국제결혼을 테마로 하는 ‘허왕후 신행길 축제’의 메인행사가 부산에서 열려 가락국의 본산인 김해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축제의 본말(本末)이 전도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해시와 부산시는 8일 오전 11시부터 김해와 부산 화명동 생태공원 일원에서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이 인도에서 건너온 허황옥을 왕후로 맞는 내용을 테마로 하는 허왕후 신행길 축제를 연다.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가 주관하고 김해시와 부산시가 후원하는 이번 축제의 기념행사와 메인행사는 부산의 화명동 생태공원에서 열리고, 축제 연계행사는 김해의 대성동고분군, 수로왕릉 일대에서 진행돼 축제의 주도권이 사실상 부산으로 넘어가 있다.

    이는 가락국의 발상지인 김해가 가락국의 역사적 축제 소재를 인근 도시에 제공하고 정작 자신은 보조 역을 맡는 형국으로, 주객이 전도됐다는 지적이다.

    이번 축제가 가락국의 국제결혼을 테마로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전략과 연계돼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김해가 부산의 관광객 유치 전략에 들러리만 서는 꼴이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다.

    축제의 첫 주 무대가 부산에 세워짐에 따라 가락국 관광 상품의 주력 루트가 부산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축제는 중국과 일본 등 해외관광 타깃국의 여행사 관계자들도 초청해 지역 관광상품을 국제적으로 홍보하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

    이번 축제에는 부산시가 1억3000만원, 김해시가 5000만원의 예산을 각각 보조함으로써 예산 규모에서 부산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민 김모(56)씨는 “수로왕릉이 버젓이 김해에 있는 현실에서 가락국 국혼을 테마로 하는 첫 축제의 주 무대가 부산에 꾸며진다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올해 관련 보조금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데다 가야문화축제 등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 많은 예산을 지원하지 않았지만, 내년 예산에 올해 부산시가 보조한 규모 이상을 요청해 둔 상태인 만큼 내년 축제는 김해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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