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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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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진단- 경남 항공산업의 현재와 미래] 국내 항공메카 경남, 이젠 세계路 활주로 넓혀라

경남 항공산업 생산규모
전국 생산액의 70% 이상 차지
세계 항공시장에서 한국은 매출액 비중 0.6%에 그쳐

  • 기사입력 : 2014-11-2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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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항공기 생산 현장.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화 설비를 갖췄다./경남신문DB/


    국내 항공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경남이 항공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경남은 진주·사천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차지하는 항공 관련 생산 비중이 가장 높은 항공산업의 최대 집적지로 통한다.

    경남도도 이 같은 생산 비중과 향후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높은 성장성 등을 고려해 항공산업을 ‘5+1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경남의 항공산업이 전략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항공특화단지의 국가산단 지정 등 해결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이 26일 사천을 방문해 경남 항공우주산업 수출기업들에 대한 애로 청취에 나선 것을 계기로 경남 항공산업의 현주소와 육성 과제 등에 대해 살펴본다.



    ◆경남 항공산업의 현주소는

    항공산업은 최첨단 기술이 융·복합된 시스템산업으로 국가의 기술 수준과 산업역량을 종합적으로 구현한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국내 항공산업은 매년 생산액 기준으로 10% 이상 늘어나면서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남테크노파크에 따르면 국내 항공산업의 생산규모는 2008년 19억4000만달러에서 2013년 36억1000만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13.9%(경남 15.5%)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생산규모는 41억9000만달러로 전망되고 있으며, 경남은 전국 생산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산업 최대 집적지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항공우주산업통계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전국 대비 경남 항공산업의 비중은 생산액 72.8%(17억달러), 수출액 64.9%(6억1000만달러), 업체 수 61.6%(82개), 종사자 수 70%(6532명)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경남이 항공산업의 메카로 발전하게 된 것은 항공산업이 기계, 자동차 등 경남의 전통 주력산업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항공기 종합개발 회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업장의 창원에서 사천으로의 이주와 이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사천 항공산업 임대전용단지 입주 등이 주요 이유다. 또 항공전문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초광역 항공우주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해 경남테크노파크 항공우주센터를 비롯해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등 연구개발·교육훈련 등 항공 저변 확대를 위한 다수의 기관이 활동하고 있는 것도 작용했다.

    이처럼 국내 항공산업은 경남을 중심으로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세계시장에서 매출액 비중은 0.6%(세계 15위)에 불과할 정도로 초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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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지역 항공업체 현황

    항공업계에 따르면 경남지역 항공기 관련 업체는 진주·사천의 40여 개 업체를 비롯, 창원, 함안, 고성 등 모두 70여 개에 이른다. 주요 업체로는 사천의 완제기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부품업체인 수성기체산업, 아스트, 샘코, 하이즈항공, 율곡 등이 있다.

    KAI는 IMF 구제금융기인 1999년 삼성항공·대우중공업·현대우주항공을 통폐합해 출범했으며 2006년 사천으로 이주하면서 국내 항공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지난해 매출은 2조163억원, 종업원은 3200명이다.

    현재 소형전투기인 T-50과 다목적 전투기 FA-50, 한국형 기동헬기 KUH 수리온, F-15 전투기용 윙립(비행기 날개 뼈대, 보잉에 납품) 등을 만든다. 한 달에 만드는 항공기 대수는 3대가량이다.

    전체 매출에서 군수사업이 55%, 민수사업이 45%의 비중을 차지해 군수사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앞으로는 소방용, 응급 환자 이송용, 의전용 등 민수 사업 비중을 60%까지 늘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20년 매출 10조원 달성과 세계 항공업계 순위 15위(2012년 57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스트는 2001년 설립된 항공부품 제조업체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보잉사와 보잉사의 1차 협력사인 스피리트(Sprit)에 비행기 동체를 수출하고 있다. 현재 월 4대의 동체를 납품하고 있고 내년 3분기부터 월 7개 이상이 생산된다. 보잉사와는 2022년까지 월 생산 가능대수를 20대까지 늘려 공급하는 1조원 규모의 장기 계약도 체결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505억원이다.

    샘코는 2002년 설립돼 항공기 날개부분을 조립해 납품하는 사업으로 시작해 2008년 국내 최초로 민간 항공기 도어시스템을 개발했다. 2009년에는 러시아의 국영기업인 수호이로부터 100인승급 중형항공기 SSJ100 기종의 도어시스템 납품에 대한 1차 공급업체로 선정돼 5년 만인 지난 8월에는 항공기 100대분인 100호기 납품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216억원, 종업원은 180명이다.

    항공기 조립 및 부품 제작 전문업체인 사천의 하이즈항공은 지난 2011년 미국 보잉사로부터 600만달러 규모의 보잉 747, 757, 767기의 정비 품목을 수주하는 등 항공기 정비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함안의 수성기체산업은 지난해 7월 프랑스 EADSSogerma사와 1억5000만달러 규모의 ‘Airbus A321 Section 14A 하부동체 구조물’ 공급계약을 체결, 항공기 구조물 전문 제작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경남항공산업 발전 방안은

    전문가들은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20년 세계 7대 항공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항공업체의 국제경쟁력 확대 △부족한 산업기반시설 확보 △항공우주산업의 민수 분야 확대 △업체들의 초기 생산을 위한 정책금융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먼저 엄정필 경남테크노파크 항공우주센터장은 “국제경쟁력 확대를 위해서는 대-중소 상생협력 시스템을 통한 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대기업은 물량 지원과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중소업체들은 자생력 확보를 위한 경영혁신 마인드를 갖추고 독자개발을 할 수 있는 인력 육성과 함께 대-중소 상호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권진회 경상대 항공우주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산업기반시설 확보는 중소항공업체의 부지 부족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국내 항공산업 전체 발전을 위해 항공국가산업단지 지정이 필요하다”면서 “그래야만 산업 특성상 대규모의 연구개발 투자와 장기간의 투자회수 기간이 필요한 항공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재정·정책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화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는 “국내 항공산업의 민수 분야는 과거 20%에서 지금은 40% 이상으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군수 분야가 높아 세계 시장 비율(군수 20 : 민수 80)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이의 극복을 위해 일본이 B767 등 보잉사와 대형 민항기를 공동개발하면서 높은 기술력 확보는 물론 공동생산에 따른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처럼 국내 업체도 민항기에 대한 국제 공동개발 참여와 중소 항공업체의 경우 수출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용남 재료연구소 박사는 “항공산업은 부품 수주물량에 대해 개발 후 납품전까지 선수금 미지급, 사후 송금 방식으로 항공부품 양산 안정화까지 장시간이 소요되므로 초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많고, 또한 양산 시에도 자재투입에서 출하까지 생산쿼터타임이 길어 생산 준비자금과 생산 운영자금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의 해결을 위해 일본, 유럽, 미국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정책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 중소 항공업체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완제기 업체 및 연구소에 집중돼 있는 연구인력들에 대해 중소 항공업체에 장기파견제도 등을 활용하거나, 군 보유 인력(항공기 유지보수전문가, 시험비행 조종사 등)을 산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민군 인력 풀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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