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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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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국의 중화제국 만들기

팽창하는 56개 변방 통치수단은 ‘중화사상’
중국 구석구석 다니며 저술
청나라 시대 유산 물려받아

  • 기사입력 : 2014-11-2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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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기간 동아시아에서 중국은 항상 맹주의 지위에 군림했다. 몽골의 침략으로 세워진 원나라와 청나라 말기 2차 세계대전 사이에 중국은 힘을 잃고 서강의 침략을 받았을 뿐이다. 유장한 역사의 한 단락을 제외하고는 대국으로서 지위를 잃은 적이 별로 없다.

    우리나라와는 최근의 교역뿐만 아니라 오랜 정신·문화적 유대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은 이제 동아시아를 뛰어넘어 단연 세계를 무대로 맹주 역할을 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속성과 정체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 책은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됐다.

    역사학자의 저술이라고 역사서에 머물지 않고, 중국 구석구석을 탐사하며 이 글을 쓴 것이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56개 소수민족의 현재 생활에서 현대 중국을 느끼고 있다. 일테면 청나라 시대에 그 소수민족이 자신들의 언어로 생활했으나 이제 자연스레 중국어를 사용하고 있는 예를 제시하며, 현재 중국은 광활한 영토와 수많은 인구들에게 철저히 중국을 심어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청제국의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오히려 그보다 더 치밀하고 강력하게 변강을 지배하고 있다. 바로 책 제목에서 말하듯이 한족 중심의 제국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제국이란 다른 민족을 통치·통제하는 정치체계이다. 한족 중심의 전통이 강한 베이징이나 시안, 혹은 상하이와 같은 중원문화권을 답사할 때와는 매우 다른 중국이다.

    저자는 현재 경남대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지역에서 30년이라는 오랜 생활을 해왔고 이런저런 부채 때문에 뭔가 보답을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시작됐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책은 현재 중국을 해부하고 진단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변방인 마산을 이해하는 데도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변방의 관점에서 보면 청제국이나 현대 중국도 제국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거꾸로 차별적 대우를 받는 지역이나 사람들에게도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이 있으며 당연히 존중받아야 할 주체라는 깨우침을 줬다. 변방을 독자적인 중심지로 환원시키는 과정은 사실 주변부에 대한 애정,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없이는 성립하기 어려웠다.

    이 책은 4부로 나눠져 있으며 1부 연구 패러다임의 변화, 2부 현대중국을 보는 한국인의 시선, 3부 영화로 보는 현대중국, 4부 민간종교결사의 전통과 그 계승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근대 중국을 아편전쟁 이후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청대, 특히 정복 활동이 활발하던 18세기에 이미 그 토대가 마련됐음을 강조한다. 이미 그 시기에 오늘날의 중국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현재 중국에 있어서 생태환경의 변화와 변경으로의 팽창주의’ 편에서는 중원 지역의 한인 증가는 변경 지역의 자연자원을 활용해 중심부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의도가 강했고, 이 경향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변강은 중원에 존재하는 한족과 그 정권에게 더 이바지할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큰 내부 식민지인 셈이라고 말한다.

    유장근 저/ 푸른역사 간/ 3만5000원

    김용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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