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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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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크리스마스가 있었을까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의생활·장난감·화장품 등 10가지 근대 조선 원류 조명

  • 기사입력 : 2015-01-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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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 전 조선의 연말에도 쇼핑을 하고 술자리를 가지려는 사람들로 거리가 북적였다.1930년 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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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 사진은 ‘거창 크리스마스 트리문화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공연을 즐기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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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 김태환, 이미현, 차선일, 김영순, 서종원, 임선숙, 이영수, 김민지, 이영주, 염원희 공저. 채륜서, 1만4800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삶의 양태는 어디서 온 것일까. 혹은 옛날부터 이러한 전통들이 이어져 온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가져본다. 예컨대 현대 패션의 원류는 어디인지, 지금의 공창은 언제부터 시작됐으며, 과거에는 일확천금을 버는 방법이 전혀 없었을까 등이다.

    잘 알지 못하면 마치 그것이 오랜 옛날부터 있어 온 전통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문화는 변화하고 또 어떤 계기를 통해 왜곡된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어떤 좋지 못한 의도로 인해 사회에 확산되기도 한다.

    일본은 우리에게 많은 나쁜 것들을 심어줬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공창이다. 공창은 일본의 조선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시작됐다. 일본 군인들을 위한 성매매 장소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많은 국민들이 성병으로 고통을 받았다.

    지금도 부모 허리가 휠 정도로 과다한 비용의 호화 결혼이 있지만 과거에도 그랬다. 지금 화폐로 30억원이라는 거금을 결혼식 비용으로 지불한 사나이가 있었는데, 바로 미두로 떼돈을 번 ‘미두왕’ 반복창과 조선 제일의 미녀 김후동이었다. 당시 20대 청년이었던 그는 결혼식 당시, 조선에서 손꼽히는 갑부의 반열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가 한꺼번에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의 부를 거머쥐게 된 것은 당시 조선의 투기꾼들을 요동치게 했던 ‘미두시장’에서였다.

    이 책은 10명이 한 편씩 모두 10가지의 주제를 갖고 집필했다. 근대 조선의 의생활, 독이 가득한 화장품, 아이를 웃기고 어른을 울리는 장난감 등 현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의 원류를 살펴본다.

    ‘조선’이라고 하면 우리에게는 왠지 까마득히 먼 옛날처럼 느껴지지만 불과 100~200년 전의 일이다.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것은 현대 한국 사회와 생활양식이나 문화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급격한 차이가 생기게 된 시점은 도대체 어디쯤이었을까?

    이 책은 바로 이 시기에 주목한다.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변혁의 시기를 거치면서 찾아온 사회적 변화, 그리고 그 때문에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순간을 포착해 이야기를 더했다.

    크리스마스는 물론, 어린이날과 꽃놀이, 현대의 결혼 문화가 어떻게 조선에 뿌리내리게 됐는지, 당시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그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나는데, 현대의 풍속과 닮아 있다.

    즉 현대 한국인의 풍속은 근대에 들어온 신문화와 전통문화가 만나 탄생한 것으로 이것이 조선 사회에 정착해 현대 한국 사회에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전통’이 된 것이다. 이로써 현대인인 우리의 풍습이 전통사회와 단절된 문화가 아닌 그 연장선상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김용대 기자 jiji@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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