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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을 담을 수 있는 통합체육 활동- 박병도(한국국제대 특수체육교육과 교수)

  • 기사입력 : 2015-01-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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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에서부터 철저하게 분리되고 배척돼 온 장애인들을 일반인들의 사회 속에 통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100여 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고, 21세기에 들어오면서부터는 통합의 가속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회와 교육 분야에서 이와 같은 변화가 나타나게 된 배경에는 탈수용시설화(deinstitutionalization), 주류화(mainstreaming), 정상화 (normalization), 제한환경의 최소화(Least Restrictive Environment) 등의 이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상 통합의 주인공은 장애인이었으나 통합의 주체는 일반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연구자들은 통합교육을 통하여 장애학생에게는 사회성 함양, 언어능력 향상, 신체적·인지적 잠재능력의 발휘 기회 제공, 긍정적 자아존중감 발달 등 장애학생 개인적인 심동적·인지적·정의적 발달이 이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일반 학생에게는 다양한 인간의 존재 확인,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남을 돕는 기회 마련 등 개인의 정의적 발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학의 특수교육이나 특수체육 관련 교수들은 통합교육이나 통합체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통합교육의 필요성을 강의하고 있고, 관련 연구와 함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나온 통합교육이나 통합체육 관련 이론서와 논문을 살펴보면 그 주인공은 항상 장애가 있는 학생으로 나타나고 있다.

    필자가 특수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의 일이다. 장애 학생들과 일반 학생들이 1대 1로 짝을 이뤄 학교 뒷산을 다녀오는 행사를 가졌다. 그런데 일반 학생들은 장애 학생의 손을 잡거나 대화를 하기보다는 그저 옆에서 따라다니기만 하면서 시간 때우기만 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장애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봉사시간만 이수하면 된다고 답했다. 이러한 얘기를 듣고 화가 나기보다는 교사나 어른들이 통합교육이나 통합체육에 대해서 잘못 지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지금 교육현장의 통합교육이나 통합체육 활동이 장애인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인식 전환의 효과도 있으나, 대부분은 학생들의 봉사시간을 채우는 수준이어서 우려가 매우 크다. 이러한 우려를 하는 이유는 결국 통합교육이나 통합체육의 주인공은 일반 학생들이 아니라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그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반 학생들도 통합교육이나 통합체육 활동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을까? 그 해답은 통합체육 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

    통합체육 활동은 이러한 학생의 장애유무에 상관없이 모든 참가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활동으로 수업계획을 편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파크골프, 디스크골프, 킨볼 등 뉴 스포츠 활동의 경우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참가하는 학생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체육 활동의 경우 학생의 전인적 발달을 도모하기 위해 심동적(신체적)·인지적·정의적 교육 목표를 동시에 수립해 이를 단위 수업시간에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특정 장애영역에 해당하는 활동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 유형보다 수준별 활동을 지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항상 어떤 일의 중심에서 벗어나면 관심을 적게 갖기 마련이다. 오늘날 많은 교육 현장에서 이뤄지는 통합교육이나 통합체육 활동에서 특정 장애학생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는 않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일반 학생이 일기를 쓸 때 ‘오늘 통합체육활동에 참가했다’라 쓰지 않고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즐겁고 재미있는 체육활동에 참가했다’는 의미 있는 이야기를 적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박병도 한국국제대 특수체육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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