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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고 있는 의료정책- 박동현(희연요양병원 명예원장·창원시의사회 고문)

  • 기사입력 : 2015-0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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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상에서 최고의 첨단 의술을 자랑하고 있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를 부러워하며 의료개혁에 명운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의료에 관한 한 환자들의 천국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병·의원의 문턱이 낮아졌다. 미국은 여러 대통령들이 시도했다가 좌절된 전국민의료개보험제도가 우리나라에서는 통치권자의 명령 하나로 하루아침에 정착될 정도였으니 의료에 관한 한 우리도 선진국임을, 복 받은 국민임을 자랑할 만도 하다. 이처럼 선진국들도 부러워하는 전국민의료개보험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위정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하기까지는 의료인들의 각고의 인내와 희생이 뒷받침됐음을 국민들은 잘 알지 못한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이 십수 년간 노력에도 왜 의료개보험제도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가? 우리 관리들은 이 점을 냉정하게 직시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사람의 생명과 그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사회이다. 의료서비스의 본령은 어떤 생산품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교환가치가 아니다. 도덕적이고 인간존엄의 가치가 인식될 때 우리 사회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단순 규격화, 계량화된 의술은 자칫 인간의 존엄성에 상처를 입히거나 비인륜적인 모순에 빠질 수 있는 위험성 때문에 인권국가인 미국에서 지금까지도 전국민의료개보험제도가 정착되지 못한 이유이다.

    우리는 어떤가? 지난해 ‘의료의 민영화’ ‘포괄수가제’ 그리고 ‘원격진료 시행’이라는 뜬금없는 주장들을 들고 나와 의료계의 반발과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번에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겠다고 해괴망칙한 논리로 의료계는 물론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국민들이 이를 신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관리들의 큰 오산이다.

    지난주 온 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인천어린이집 교사의 유아 폭행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보건복지부 평가 95.36점으로 ‘안전하고 평화로운 어린이집’이라고 칭한 인증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관리들의 탁상행정 때문에 국민들이 본의 아닌 피해를 보고 부모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120년 전인 1895년에 고유 전래의학을 제도의학에서 아예 없애버렸다. 그러나 일본은 현재 지구상에서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건강한 최장수 1등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의학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도 1949년 국민당이 중의학의 비과학성을 들어 폐지했고, 1950년 이후 대만은 중의학을 제도의학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X-RAY 기기 사용, 병리검사 등 현대의학적인 진단검사를 국민 편의를 위해 한의사에게도 허용하겠다는 발상은 어불성설이다. X-RAY를 주관하는 방사선과 전문의와 병리검사를 주관하는 임상병리 전문의는 6년간의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면허증 취득 후 인턴 1년과 전공의 4년 과정(최소한 11년간의 학업과 임상전공)을 마친 후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해 환자를 진료한다.

    박근혜정부는 ‘의사선생님들이 마음 편하게 진료할 수 있도록 해드리겠다’는 공약을 했었다. 그럼에도 현재 대한민국 의사들의 속마음은 현대의학 100년 역사 이래로 가장 마음이 편치 못해 허탈해하고 있다.

    인류가 향유하고 있는 학문 중에서 그 결과가 가장 불확실한 학문이 의학임을 인식한다면 과연 이런 어처구니없는 발상을 할 수 있을까?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전통전래의학이 있었으나 발빠른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모두 폐지됐다는 역사적인 사실들을 애써 외면한 억지 춘향일 뿐이다. 누구를 위해서 위정자들은 현대의학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 하는가.

    박동현 희연요양병원 명예원장·창원시의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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