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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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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알리바바와 “열려라 한국”- 김종영(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15-0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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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려라. 참깨”라는 구호는 누구나 한 번쯤 읽었을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이야기에 나온다. 주인공 알리바바가 우연히 도적들의 소굴을 들어가는 암호를 듣게 되고 거기서 보물을 훔쳐낸다. 욕심 많은 형이 그 이야기를 듣고 도둑들의 소굴에 들어가지만 나올 때 암호를 잊어버려 죽고 만다. 그리고 도적들이 알리바바를 죽이러 오지만 다 물리치고 보물을 차지해 부유하게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현대판 알리바바가 나타났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주이자 회장인 중국의 마윈이다. 작은 키에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취업 시험도 번번이 떨어진 보통 사람에 불과했던 마윈은 어떻게 이토록 놀라운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3수 끝에 항저우사범대학에 들어가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졸업 후 영어를 가르치지만 수입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1995년, 통역회사 대표로 미국 땅을 밟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그는 인터넷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을 직감해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1999년, 알리바바를 창업해 쇼핑몰인 타오바오와 티몰을 만드는 등 다양하게 회사를 키우자 중국의 인터넷 쇼핑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이베이는 2006년 중국에서 철수하게 된다. 그리고 2014년 9월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약 242조원의 시가총액 자산가가 된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시총이 170조원이다.

    알리바바의 성공 이유는 중국이라는 큰 소비시장을 가졌고 판매 수수료가 없는 유통 모델, 간편한 결제방식과 소통창구 마련, 고객보다 중간 판매자 우선정책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역할 수행을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도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물건을 구입해 보았다. 해외직구인 셈이다. 세계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사이트라서 그런지 회원가입 및 구입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다양한 물건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부피가 크거나 비싸면 운송비가 포함되고 유료 항공우편도 이용하지만, 싸고 작은 물건은 2~3주 기다리면 집까지 무료배송된다. 놀라운 것은 중국의 어느 도시에서 출발해 우리 집 앞까지 도착하는데도 무료배송이라니 신기하고 두렵기도 했다. 핵무기, 우주선 개발과 달 착륙, 스텔스 전투기 개발, 거대 시장에 거대 자본까지 갖춰 세계의 공장이자 G2로 불리는 중국을 ‘짝퉁의 나라’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안일하고 속 좁은 시각이다. 더 이상 메이드 인 차이나가 한 수 아래로 치부할 수 없는 날이 이미 와 있는데 아직 못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아닐까?

    우리의 인터넷 쇼핑몰 현황은 어떠한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제대로 팔고 있는가? 한국의 인기 상품을 인터넷으로 구입하려면 회원가입에 요구사항과 설치 과정이 복잡하고 결제 과정이 어려워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만다는 이야기가 있다. IT강국의 위상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쇼핑에서도 회복하길 바란다. 그리고 IT기술과 한류로 대표되는 상품과 문화를 중국을 지렛대 삼아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청년들의 창업을 돕고, 사업에 실패하면 낙인을 찍지 말고 그 경험을 축적해 재도전할 수 있도록 실패에 대한 인식에도 관대해져야 한다.

    나아가 중소기업도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전 세계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기업 환경을 갖추고 지속가능한 먹거리 개발에 힘쓰는 우리나라를 외쳐 본다. “열려라 한국”

    김종영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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